[U미디어포럼]문화기술연구원 성공 조건

 2006년 9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특별법’의 국회통과에 이은 지난해 10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종합계획 대국민보고회’는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가 제안한 ‘광주문화수도’ 육성 공약을 구체화함으로써 광주의 꿈을 세계로 꽃피울 문화 프로젝트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국민보고회에서 확정 발표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 종합계획안’은 향후 20년 동안 총 5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시작으로 미래형 문화도시 모델의 지속 가능한 발전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문화산업의 새로운 성장엔진 역할을 수행할 문화기술연구원의 설립·운영을 핵심 전략사업으로 명시함으로써 광주를 문화경제도시로 도약시키고 나아가 미래 국가성장동력을 제공할 발판을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산업 중에서도 파급 효과가 가장 큰 부문은 IT기반 산업이며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문화기술의 체계적인 연구개발(R&D)이 필수적이다. 이 분야의 우수한 R&D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해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축적된 역량과 기술을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정부출연연구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장에서 점점 더 많이 필요로 하는 ‘문화기술’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제공해주는 정부출연연의 부재는 간과할 수 없는 주요 쟁점이다. 따라서 광주에 설립될 문화기술연구원을 발판으로 경쟁력 있는 ‘문화기술’ 개발을 선도해 나간다면 문화산업의 뿌리를 튼튼하게 해 국가 성장동력으로 만들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 발전이 가능한 새로운 미래형 문화경제도시의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설되는 문화기술연구원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 첫째 기존 IT 기반 출연연과 달리 인문사회·문화예술·디자인 그리고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R&D 초기부터 융합적인 다학제적 연구를 함께 진행, 문화기술의 새로운 가치와 패러다임을 창출해야 한다. 둘째 우수한 현장 수요형 R&D인력을 양성하고 R&D 효과를 조기에 산업현장에서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수요 중심의 산·학·연 프로젝트의 허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셋째 국내외 최고 전문가 그룹을 효과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우수대학을 포함한 공동학위 프로그램과 해외 우수 연구기관 및 기업들과 국제공동연구프로그램을 개발·운용해야 하고 선진연구그룹 인력들의 유치 및 교류가 가능한 국제화된 개방형 연구원으로 디자인하고 집중 육성해야 한다.

 문화기술연구원의 연구방향은 문화기술의 가치사슬과 미래기술 트렌드에 부합해야 하며 중장기적 문화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원천기반기술, 창조적 아이디어 표현을 지원할 수 있는 응용기술 그리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산업화기술 등을 핵심 연구영역에 포함해야 한다. 원천기반 기술의 연구가 필요한 이유는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응용과학이 꽃필 수 있는 원리와 같다.

 또 문화기술연구원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완성과 함께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추진되는만큼 종합계획안에 제시된 음악·첨단영상·게임·에듀테인먼트·공예 및 디자인 등 ‘5대 핵심 콘텐츠’와 체감형 문화콘텐츠 창작, 표현 및 공연 등의 분야를 일차적인 핵심 응용분야로 삼아 선진기술과 접목함으로써 문화경제도시 건설의 핵심동력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국제적 경쟁력이 있는 원천기반기술 및 응용기술을 바탕으로 확보될 산업화기술은 성장엔진이 돼 문화산업이 국가선도산업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이로써 막대한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을 담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된 문화기술연구원은 미래문화산업 발전의 핵심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며 문화산업의 특성에 맞춰 새롭게 시도되는 다양한 연구모형이 21세기형 정부출연연의 청사진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신설되는 문화기술연구원이 우리 모두가 꿈꾸는 꽃을 피우고 문화산업의 성장엔진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우운택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wwoo@g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