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 이동통신망 개방 `첫걸음`

 ‘어떤 단말기든(Any Device), 어떤 소프트웨어든(Any Apps) 맘껏 쓰세요.’

 폐쇄적으로 운영해온 이동통신망을 가입자들에게 되돌려주겠다고 선언한 미국 버라이즌이 그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

 버라이즌은 내달 19·20일 이틀간 미국 뉴욕에서 대규모 콘퍼런스를 갖고 이통망 개방을 위한 단말기 기술 규격을 공개한다고 IDG뉴스가 28일 전했다.

 버라이즌은 이날 ‘Network-only’라고 명명한 개방형 이통서비스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참석한 개발자들에게 단말기 개발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술 규격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규격만 따르면 버라이즌의 CDMA EV-DO망을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휴대폰 뿐만 아니라 버라이즌이 유통하지 않는 PC, PMP, 게임기 등 다양한 휴대 단말기로 광대역 무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또 최근 구글이 발표한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한 다양한 휴대기기의 출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버라이즌은 그동안 미 전역의 2300여개 대리점 및 판매점을 통해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직접 휴대폰도 판매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직접 영업방식은 운영비가 많이 드는 데다 다양한 단말기나 서비스의 출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왔다.

 외신들은 앞으로 버라이즌은 직접 유통구조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대신, 가입자와 중간 서비스업체, 단말기업체들로부터 네트워크 사용료를 받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