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원자력 분야 세계최대 기업 도약위해 IHI와 제휴 추진

 도시바와 조선중기계 대기업인 IHI가 원자력 발전소의 설비를 포함한 에너지·플랜트 사업 합자법인 설립에 관한 포괄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휴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연 매출 10조원 규모의 원자력 분야 세계 최대 기업이 탄생할 전망이다.

2일 요미우리신문은 IHI가 원자력 에너지 플랜트 사업을 분리해 별도 회사를 설립하고, 신설법인에 도시바가 출자하는 등의 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단순 합계로 연간 매출 1조엔(9조원) 기업이 탄생하게 돼 현재 1위 업체인 미쓰비시중공업을 제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제휴 추진은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책으로 온실 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 발전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두 회사가 힘을 모을 경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들 기업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제휴는 도시바가 IHI 측에 제안했고, IHI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달 본격 교섭에 들어가 6월께엔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그동안 도시바는 원자력 발전 플랜트 설계·제조·판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06년 10월 미원자력 대기업 웨스팅하우스를 인수, 자회사(출자 비율 67%)로 편입한 바 있다. 도시바의 에너지 사업부문 연결매출은 지난해 약 8000억엔(7조2000억원) 규모로, 세계 원자력 발전 플랜트 시장의 30% 가량(설비용량 기준)을 점유하고 있다.

IHI 제휴 추진으로 도시바는 이 분야 경쟁관계에 있는 미쓰비시중공업-프랑스 아레바, 히타치제작소-미 제너럴일렉트릭 등 두 진영에 대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세대 DVD 전쟁에서 HD DVD로 폐퇴했지만, 세계적으로 성장 전망이 낙관되는 원자력 발전 플랜트나 반도체 사업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IHI는 지난해 원자력 기기가 포함된 에너지 플랜트 사업에서 3500억엔(3조15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