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스프린트넥스텔, 해법은 없나

 “앞으로 수 분기 동안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다.”

미국 3위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넥스텔이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졌다고 CEO 스스로 고백했다. 이 회사는 4분기 295억 달러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월정액 가입자수도 68만3000명이나 줄었다.

스프린트넥스텔의 순손실금은 90년 이후 5번째 큰 손실이다. 악화한 실적에 배당금도 취소했다. 다니엘 헤스 CEO는 “생각보다 최악”이라고 말했다. 스프린트넥스텔의 발목은 잡은 것은 2005년 넥스텔 인수다. 인수비용만 360억 달러를 지불한 효과가 제대로 발휘하지 않자 스프린트넥스텔은 4분기 인수비용 대부분을 상각처리했다. 손실도 손실이지만, 스프린트넥스텔의 25억 달러 차입금 중 22.5억 달러에 대한 만기가 올해 말 돌아온다.

비즈니스위크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이 잡지는 “헤스 CEO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망가진’ 스프린트넥스텔에 대한 고객 평판을 바로 세워 가입자 이탈을 막는 것”이라고 했다. 4분기 스프린트넥스텔이 68만명의 가입자를 놓치는 동안 버라이즌은 200만명, AT&T는 270만명 늘었다. 후발주자인 T모바일도 4분기에 95만명이나 늘어나 스프린트넥스텔의 입지를 위협했다. 헤스 CEO는 “이번 분기에도 120만명의 가입자 이탈이 예상되며, 그 다음 분기에도 더 좋아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이동통신 시장은 한마디로 ‘가격 소모전’양상이다. 가입자를 지키기 위해 AT&T, 버라이즌, T모바일 등은 앞다퉈 99.99달러짜리 무제한 통화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 때문에 스프린트넥스텔도 울며겨자먹기로 99.99달러 무제한 요금제를 뒤늦게 출시해야 했다.

게리 포시 전 CEO가 불명예 퇴진하고 이제 임기 두달을 채운 헤스 CEO의 처방전은 ‘고객의 경험 질 높이기’다. 넥스텔 인수로 혼선을 빚고 엉망이 된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고객의 첫번째 상담 통화로 민원 처리해주기, 잘못된 요금 고지서 발급률 줄이기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제품면에서는 넥스텔의 푸시투토크(push-to-talk) 서비스인 iDEN을 크게 활성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의 협력으로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은 와이파이(WiFi) 서비스에 대해서는 “(스프린트넥스텔과 클리어와이어가 수일 내로 와이맥스서비스 전문 조인트 벤처 설립할) 가능성이 있지만, 최종 협의를 마친 것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