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KTF` 합병 신호탄 올랐다

`KT·KTF` 합병 신호탄 올랐다

 남중수 사장을 중심으로 한 제3기(2008∼2010년) 민영 KT호가 지난 주말 공식 출범했다.

 민영 3기 KT호에 대한 최대 관심사는 유무선 컨버전스 시대에 맞는 ‘지배구조의 변화’와 이를 위한 ‘프로세스혁신(PI)을 통한 체질 개선’이다. 즉 이미 KT 측이 공식화한 것처럼 사업구조 재편을 전제로 한 지주회사 전환이나 KT와 KTF의 합병 형태 중 하나로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KT 안팎에서 확인되는 남중수 사장의 ‘의지’만 보면 지주회사 전환보다는 KTF와 합병에 무게가 더 실리는 분위기다. KT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남 사장은 이미 ‘합병 준비’에 착수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KT 고위 관계자도 “KT가 보유한 KTF의 지분은 53%로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건과 달리 공정거래법상 15일 이내 답변을 해야 하는 경미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왜, 합병인가=KT와 KTF의 합병은 유선 시장의 쇠퇴와 무선 시장의 급성장이 교차하는 2000년 초부터 꾸준히 나왔던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무선 간 컨버전스, 이로 인해 지배구조를 바꾸는 통신사가 급증하고 있다.

KT 파악에 따르면 유럽의 주요 유선통신사는 자회사로 두고 있던 무선 통신사를 잇달아 합병하고 있다. 일부는 무선 사업을 직접 영위하고 있는데도 적극적으로 합병에 나섰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유럽 유선 사업자들이 기존 무선사업부문이 있는데도 신규회사를 인수하거나 자회사 잔여 지분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합병하면서 유무선 통합 추세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은 일반화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환경 역시 비슷한 모습으로 가고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는 KT의 KTF 합병 발걸음을 재촉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SK그룹이 그간 없었던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함으로써 통신사 경쟁구도가 유무선 복합 통신 사업을 바탕으로 한 그룹 간 경쟁으로 바뀌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으며, 게다가 이미 추락하는 유선에서 시작한 KT 진영보다 그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KT 진영을 긴장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민영 3기 KT호, 체질 개선 본격화=KT의 지배구조 개선은 비단 KTF 합병 하나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KT의 자회사는 KTF 외에도 10여개에 이른다. 공기업 당시, 혹은 민영화 초기 이런저런 이유로 만든 자회사들은 이제 KT그룹 전체적인 차원에서 재정비될 시점에 이르렀다.

남 사장의 임기가 끝나는 2011년은 KT 민영화 10년이 되는 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핵심 자회사인 KTF를 합병하는 동시에 네트워크, 유통, 유지보수, IT인프라 등 기업의 핵심 요소가 재조정되는 개선 작업이 병행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미 시작된 내부 PI 프로젝트는 지배구조의 변화와 무관하게 내부 프로세스를 혁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PI 역시 2010년 마무리를 목표로 한다는 점도 주목할 일이다. 즉 지난 6년이 KT가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변화된 이후 시장 적응기를 보낸 시기라면, 앞으로 3년은 민영화 10년 전체를 아우르는 KT의 최종 변화된 모습을 만들어내기 위한 민간기업으로 체질변화에 성공한 KT를 보여주기 위한 마지막 과정이라는 의미다.

◇시내망 분리 등 정책 이슈 해결 관심=기업의 합병 성공 여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현재 통신시장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양사의 합병은 생각보다 쉽게, 혹은 정반대로 지루하게 진행될 수 있다. 제일 큰 문제는 시내망 분리 등을 중심으로 한 경쟁사의 반대논리다. 옛 정통부 관계자도 “KT·KTF 합병은 공정거래법상의 문제보다 통신정책 차원에서 검토해야할 문제가 더 클 것”이라고 답했다.

시내망 분리는 비단 사업자 간의 문제만이 아닌, 보편적 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할 때 해결해야 하는 때도 있다. 민영화 이후 첫 연임사장을 배출한 KT. KT가 이미 의지를 밝힌 상황에서 KT와 KTF 합병은 올 한 해 통신 시장을 뜨겁게 달굴 핵 폭풍인 것만은 틀림없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유럽 주요 유선 사업자들의 무선부문 인수·합병 현황

일시 국가 합병기업 피 합병기업 방식 합병후 무선순위

2004년10월 덴마크 Telia Sonera Orange Denmark 인수 3위

2005년6월 이탈리아 Telecom Italia Telecom Italia Movile 합병 1위

2005년7월 네델란드 KPN Telefort(前 O2) 합병 1위

2005년11월 프랑스 FT Orange 합병 1위

2005년11월 아일랜드 EirCom Meteor 인수 3위

2006년7월 스페인 Telefonica Telefonica Moviles 합병 1위

2006년8월 벨기에 Belgacom Belgacom Mobile 합병 1위

2006년12월 스위스 SwissCom SwissCom Mobile 합병 1위

KT 주요 자회사 현황

기업 KT 지분율

KTF 52.19%

KT파워텔 44.85%

KTH 65.94%

KT네트워크 100%

KT렌탈 100%

KT링커스 93.82%

KT서브마린 36.92%

싸이더스FNH 35.70%

KTFDS 100%

KT캐피탈 100%

KT텔레캅 93.82%

올리브나인 19.19%

주>기타 자회사 및 손자회사 : KT커머스·KTFT·KTF엠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