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콘텐츠·디자인이 경쟁력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3.5세대 이동통신 방식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기술보다 전송속도가 빠른 차세대 단말 시제품(3GPP LTE)을 개발, 시연에 성공함으로써 4세대 이동통신 기술 관련 개발에 우위를 선점, 꿈의 통신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또 와이브로·DMB 기술이 와이맥스포럼과 ITU에서 세계 표준으로 인정받으면서 한국의 차세대 통신 기술은 세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한국의 휴대형 단말기업체들은 ‘CES 2008’에 차세대 통신 기술이 융합된 단말기를 대거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금번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08’에서도 휴대폰 속에 각종 콘텐츠가 들어 있는 모바일 인터넷이 부각됐다. IT는 단순히 기기 간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기술을 뛰어넘어 기술과 감성의 융합시대로 접어들었다. 실로 정보통신망에 의존하던 사회 구조가 지식·감성·상상력·창의력 등이 새로운 동력이 되는 콘텐츠 기반 경제 사회(Contents Based Economy)로 전환 중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애니메이션·게임·방송·영화·음악 등)와 디자인 그리고 기술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며 감동시키는 융화된 기술이 다가오는 미래에 고부가가치 사업을 창출하고 더 나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인간의 감성은 이성보다 앞서가기 때문에 소비자 눈으로 확인되는 콘텐츠 및 디자인 기술이 우수할 때 구매 욕망이 생긴다. 제품을 고를 때 쉽고 재미있고 예쁜 제품을 먼저 고르게 되며 그 제품에 대한 구매 충동이 생긴다. 단순히 값이 싸다는 이유로 제품을 구매하는 시기는 이제 지나갔다. 콘텐츠와 디자인의 차별화가 마케팅의 중요한 과제로 등장했다. 일본에서 발표한 작년 IT회사의 주가 총액면에서 일본의 게임회사인 닌텐도가 마쓰시타·소니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미국 40%, 일본 8%에 이어 한국은 2.2%의 저조한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방송통신이 융합되는 IPTV시대가 도래됐다. 단말기도 방송과 인터넷전화가 되는 트리플 서비스가 되는 모바일폰이 일반화될 것이고 단말기는 패션화되면서 콘텐츠가 소비자의 주요 관심사가 될 것이다. 따라서 콘텐츠 및 디자인의 다양성 등은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글의 새로운 플랫폼 ‘안드로이드’는 인터넷으로 바로 연결될 뿐 아니라 각종 콘텐츠를 탑재하게 돼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애플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 강자들이 휴대폰사업을 본격화할 채비다.

 새 정부도 문화콘텐츠를 국정과제로 추진하겠다고 하니 시의적절한 정책이며 앞으로 체계적인 중장기 계획을 세워 산·학·연의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구글이 세계 제일의 노키아 휴대폰에 검색엔진을 제공하기로 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추진될 자유무역협정은 지적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 등 새로운 콘텐츠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기업은 이제 스스로 창의를 가지고 승부를 해야 하는 위치에 와 있다. 이에 학교는 변화하는 IT산업에 발맞춰 콘텐츠 및 디자인 분야의 양적·질적으로 우수한 창의력 있는 연구·기획·제작·유통·소비 등의 관련 전문가 양성에 진력해야 할 것이다. 이 분야가 국가적으로 새로운 고용 창출의 블루오션이 될 것이며 기업으로도 새로운 시장의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권혁조 광운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장 hjkwoon@kw.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