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이통사, 인터넷 `핫키` 줄다리기

휴대전화 무선인터넷 `핫키`를 둘러싸고 포털 등 인터넷업체와 이동통신사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NHN, 다음, 엔씨소프트, G마켓 등 대표적인 인터넷기업들의 단체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는 최근 이통사의 `네이트`, `매직엔`, `이지아이` 등 무선포털 전용 핫키를 휴대전화에서 없애거나 기능을 바꿔야 주장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은 모바일포털 접속을 위해 이용자가 별도의 식별번호를 외워 직접 무선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게 하는 `윙크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기협 관계자는 "이통사가 핫키를 통해 자사 무선포털로 인터넷 초기 접속 경로를 고정시킴으로써 외부 기업과 차별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 정보통신부의 인터넷 망개방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인기협은 최근 정통부가 SK텔레콤[017670]의 하나로텔레콤[033630] 인수 인가 조건에 무선인터넷 접속체계 변경 계획 제출과 내ㆍ외부 콘텐츠업체간 차별 금지 등 조건이 포함된 것이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기협은 최근 무선인터넷 활성화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정부와의 적극적인 의견 조율에 나서는 등 차제에 무선인터넷 접속체계를 대폭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통사측은 이에 대해 `도를 넘는 욕심`이라는 입장이다.

정부의 망개방 원칙은 충실히 이행하겠지만 이통사의 고유 사업 영역이라할 수 있는 `핫키`까지 거론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망개방 원칙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인터넷업체측과 논의한 바 없으며, 향후 방송통신위원회와의 조율을 거쳐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향후 인기협 등 관련 단체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의 경우 늦어도 내달말까지 방통위에 무선인터넷 접속체계 변경 계획을 제출해야하는 빠듯한 일정에 적잖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합병과 정부 조직개편을 계기로 무선인터넷 망개방이 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며 "향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이통서비스와 인터넷서비스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는 만큼 예의 주시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