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UCC 핵심 가치와 융합 모델

 ‘웹2.0’과 동영상 포털 서비스가 부상하면서 화두로 등장한 UCC(사용자제작콘텐츠)는 최근 몇 년간 디지털 패러다임을 이끌어 온 핵심 기반이었다. 사용자 참여 문화는 물론이고 소비자와 고객 중심의 산업구조를 만들었으며 민주화를 촉진하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UCC 비즈니스 모델도 사용자 수요와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환경에 맞게 진화를 거듭해 왔다. 인터넷 검색으로 출발한 포털 서비스 성장도 사실 UCC가 크게 기여했다. 이뿐이 아니다. UCC가 나오면서 소비자 혁명이라 일컫는 프로슈머가 등장했고 이는 웹과 콘텐츠 비즈니스를 더욱 활성화하는 데 일조했다.

 UCC는 한류 시대를 여는 데도 제 역할을 해냈다. 가령 온라인게임·드라마·영화와 같은 문화 콘텐츠 산업을 키우는 동력 역할을 하고 사용자 참여 주도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토대를 만들었다. 집단 지성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 ‘위키피디아’, 게임의 새로운 장을 연 ‘세컨드라이프’와 같은 글로벌 킬러 콘텐츠 서비스 모델로 UCC 위력을 확인해 주었다. 멀리 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사이버 세상을 뒤흔들 UCC 모델이 등장했다. 소셜 네트워크 기반의 싸이월드, 동영상 포털 서비스 기반의 판도라TV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개인화·개인 미디어화를 촉진했으며 결과적으로 통신·방송 융합 서비스 환경을 앞당기는 데 기여했다.

 그럼 UCC 핵심 가치는 무엇일까. 또 앞으로 UCC와 연계한 콘텐츠 융합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 방향은 어떻게 될까. 진정한 UCC의 가치는 여전히 프로슈머 콘텐츠 창출, 다양한 창조적 실험공간으로서 존재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한 창조적 실험이 필요하다. 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관용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도전하고 다시 시도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자 무대로서 UCC가 자리 매김할 때 UCC의 진정한 가치는 발현된다. 또 사용자 참여의 아마추어리즘을 통한 생명력과 참신성을 활성화해 전체 집단 지성을 고도화하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발굴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 창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의 UCC가 이런 문화 가치를 확립하면 콘텐츠 생태계의 가치 사슬, 문화 성장의 기반으로서 더욱 UCC의 값어치는 높아질 것이다. 이를 위한 선결 조건이 UCC와 연계한 콘텐츠 융합 비즈니스 모델이다.

 우리가 처음으로 개발하고 한때 세계시장을 선도했던 ‘MP3플레이어’를 보자. 세계 시장을 압도한 회사는 애플이다. 애플 아이팟과 아이튠스는 콘텐츠와 플랫폼, 네트워크에서 디바이스까지 상호 연결한 콘텐츠 융합 비즈니스 모델이다. 여기에도 UCC가 자리하고 있다. UCC 제작에서 배포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지능화된 서비스 모델의 대표 사례가 바로 애플의 아이팟과 아이튠스 모델이다.

 UCC는 앞으로 BCN·와이브로 환경과 같은 차세대 네트워크에서 보다 다양한 서비스 환경을 촉진하면서 유비쿼터스 UCC 기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이 환경은 콘텐츠 융합 비즈니스 환경에서 애플 아이팟·아이튠스와 같은 킬러 콘텐츠 서비스 모델을 창출할 환경이 도래하고 있음을 예고한다. 즉 콘텐츠 분야에서도 컨버전스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 산·학·연·관 협력 체계, 문화부와 통신·방송 융합 기구의 연계 협력 구조에서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최근 정부의 활발한 움직임이 이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문화관광부 뉴미디어산업팀·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UCC 문화미디어 융합 기술연구소 등이 힘을 합쳐 ‘UCC포럼’을 운영하면서 UCC의 연구개발·정책·저작권 담론·저술 활동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이는 또 UCC가 콘텐츠 융합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심층 지식 기반이 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전충헌 코리아디지털콘텐츠연합회장 kodic@kod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