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이 미국 내 범죄율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AP가 5일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어번연구소는 4일 ‘i범죄증가’란 제목의 토론회에서 아이팟 도난 사건의 급증이 범죄율 증가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연구소 측은 일반적으로 범죄는 △범죄동기를 가진 잠재적 피의자가 △적당한 ‘희생양’을 만나 △성공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판단했을 때 발생하는데, 아이팟은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다고 진단했다.
수백달러를 호가하는 아이팟은 젊은 ‘잠재적 절도범’들로 하여금 스스로 그 기기를 소유하거나 되팔아 돈을 챙기고픈 생각이 들게한다는 것이다. 또 아이팟 이용자들은 음악을 듣느라 주변 상황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아이팟엔 위치를 추적하거나 도난시 기기작동을 중단시키는 기능도 없기 때문에 도난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지난 1991년 이후 매년 눈에 띄게 감소해온 범죄율이 아이팟이 큰 인기를 끌었던 2005년과 2006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사실을 그 증거로 내세웠다. 특히 인구 10만명당 강도 사건이 2004년 137건에서 2005년 141건, 2006년 149건으로 점증했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이 기간 성인층보다는 청소년층의 범죄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등지의 지하철에서 아이팟 도난 사건이 급증했다는 것도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