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활동 중인 글로벌 인사(HR) 컨설팅 기업이 아주 흥미로운 보고서를 내놓았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절반 정도만이 회사에 대한 몰입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보고서대로라면 직장인 두 명 중 한 명은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에 만족하지 못해 한번쯤 옮겨보려 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조직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저런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업무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서도 갈등이 있을 수 있다.
게다가 IMF 이후로는 평생직장 개념도 사라져 직원들은 언제 회사를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반대로 회사 역시 능력 있는 직원들이 언제 다른 회사로 옮겨갈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조직원들이 제대로 된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우며 회사도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을 펼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최근 이 같은 고민의 해결책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경영방식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이른바 ‘펀(fun) 경영’이다. 조직원의 마음이 열리고 서로 협조할 때 열정이 생기고, 일의 능률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펀 경영의 원조격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성공요인을 분석한 ‘사우스웨스트 방식’이란 책에서도 펀 경영에 기초한 인간존중 경영이 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들어 내로라하는 국내 기업들이 펀 경영을 속속 도입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직원들 웃음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기업 활력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의 딱딱한 기업문화도 바꿔보자는 목적도 있을 것이다.
직장인도 일하는 분위기가 좋아지고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 같아서 펀 경영을 반기기는 마찬가지다. 때로는 녹초가 될 정도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야근을 해야 할 때가 있다. 평소 같으면 견디기 힘들어 몸을 배배 꼬겠지만 뭔가를 한다는 즐거움을 가지고 임할 때는 전혀 힘들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김한국 포스데이타 DVR마케팅팀 과장 matt@posdat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