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임명된 각 부처 장관을 중심으로 차관 이하 실· 국장급 인사를 시작하는 등 새 정부 진용이 갖춰지고 있다.
MB정부에서 강조한 문화부 주요 기능 중 하나가 콘텐츠 산업의 위상 강화다. 이를 위해 정통부 등 ‘각개격파’로 진행됐던 콘텐츠 업무가 모두 문화부로 이관됐으며 이에 맞게 조직도 개편했다. 그러나 ‘콘텐츠 정책 허브’로 문화부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몇가지 과제를 넘어야 한다.
# 문화콘텐츠산업실 ‘주목’=실제 문화부에서 콘텐츠 산업의 위상은 높아졌다. 유일하게 문화부 조직 개편에서 실 체제로 바뀐 것은 ‘문화 콘텐츠 산업실’이 유일하다. 문화부는 기획조정실· 종무실과 함께 3실 체제로 출발했지만 새 정부가 요구한 ‘대부제’ 개념에 딱 맞는 건 콘텐츠산업실 뿐이다.
95년 문화산업국· 4개 과로 출발해 2004년 문화산업국과 미디어국으로 분리된 이 후 이번에 실로 다시 격상된 셈이다. 국장급 자리도 늘었다. 콘텐츠정책관, 미디어정책관에 이어 저작권정책관이 새로 생겼다. 문화부 내부에서도 국장급을 3명 둔 데는 그만큼 문화 산업의 육성 의지를 반영했다는 중론이다.
# 예산과 업무 중복 ‘여전’ = 하지만 모양새에 걸 맞는 내실을 갖췄는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먼저 예산이다. 콘텐츠산업실 올해 예산은 전체를 통틀어 2270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년에 비해 불과 14억원, 즉 0.6% 늘어난 규모다. 정통부 업무를 이관 받으면서 새로 배정 받은 300억원이 그나마 위안이다. 규모와 위상이 높아졌지만 정작 정책을 이끌 기본 예산은 그대로인 셈이다.
이뿐 아니다. ‘콘텐츠 정책 부처’로 각 부처의 콘텐츠 업무를 이관받았다지만 여전히 업무 중복은 ‘불씨’로 남아 있다. 콘텐츠 핵심 부처라고 치켜 세웠지만 정작 따지고 보면 문화부로 이관 받은 부서는 정통부 달랑 1개 과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벌써 방통위, 지경부 등과 마찰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콘텐츠 관련 산하 기관이 다른 부처로 배속되면서 ‘머리’는 왔지만 손, 발이 따로 노는 형태가 불가피해졌다.
# 유인촌 장관의 ‘몫으로’=이 때문에 문화부 내부에서는 ‘속 빈 강정’이라며 “일만 더 많아졌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해결의 실마리는 신임 유인촌 장관의 몫으로 돌아 갔다. 일각에서는 문화예술인 출신으로 산업과 기업 마인드가 부족한 유 장관이 이를 제대로 수행할 지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그러나 유 장관은 ‘유시어터’를 직접 운영했으며 공연 시장 불황에도 ‘백설공주와 난장이’ 한 편으로 ‘흥행의 역사’를 새로 쓴 인물이다. 산업에 대한 ‘감’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방통위를 포함한 다른 부처와 효율적인 일 처리는 또 다른 유 장관의 시험 과제다. 결국 새 정부에서는 유 장관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데로 문화를 과연 산업으로 격상해 놓을 지가 가장 큰 현안이 될 전망이다.
◆문화 산업 관련 정책 연혁 (12개 과 70여 명, 3개 정책관)
94년 5월 = 문화산업국 신설
98년 2월 = 신문·방송 부서 편입
04년 11월 =문화산업국과 미디어국으로 분리
05년 8월 = 문화산업국 업무 조정
07년 5월 = 저작권 분야 강화
08년 2월 = 문화콘텐츠산업실 신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