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엿새간의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린 2008년 세빗(Cebit) 전시회는 전세계에 ‘그린IT(Green IT)’라는 강렬한 화두를 던졌다.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노키아, 소니, 팜, 닌텐도, 애플 등 전세계 5800여개 유수 IT기업들은 첨단기술에 친환경을 접목한 시장이 바야흐로 열리고 있음을 신제품으로 웅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시장 앞에서 전자쓰레기 배출 반대 항의 시위를 벌이던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사상 처음으로 세빗에 공식 참가, 환경을 테마로 한 ‘그린IT 빌리지’ 전시를 펼침으로써 IT와 환경 간 화해 무드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그린피스의 야닉 비카이에르 박사는 “여전히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제품을 만들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번 세빗에 참가한 14개 주요 전자제품 브랜드의 37개 제품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결과, 소니의 ‘바이오 TZ11’ 노트북PC와 소니에릭슨의 휴대폰 신제품 ‘T650i’ ‘P1i’ PDA 등은 에너지효율· 독성화학물질 최소화·재활용성 등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스티브 발머 MS 회장은 세빗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으로 더욱 환경친화적 기업이 될 것”이라고 선언하며, 독일 에너지업체 옐로 스트롬과의 제휴·수소에너지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설립· 대체에너지 연구 지원·저전력 컴퓨터 개발 등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밖에 유럽연합(EU)이 미국 GPS에 대항해 야심차게 선보인 위성항법시스템 갈릴레오(Galileo)의 첫 상용수신기나 45나노 CPU를 채택한 UMPC 등이 세빗에서 처음 공개돼 관람객들의 호응을 끌었다.
우리나라 검색 기술도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세빗에서 검색 기술을 소개한 시맨틱스 부스엔 독일 온토프라이즈, 영국 라피드, 스리랑카 ICTA, 프랑스 ITESOFT 등 20여개국 100여명의 바이어가 들렀다. 온토프라이즈는 차세대 검색 기술 가운데 하나인 온톨로지 생성과 관련해 협업할 것을 제안했다. 프랑스 검색 서비스 업체인 필립페도 시맨틱 사업을 검토 중이라며, 라이선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