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브레인이 설립 10년을 맞았다. 이는 국내 온라인 여론 조사의 역사가 10년이 되었음을 뜻한다. 최인수 사장(43)은 “10년이라는 세월 보다는 산업계에서 국내 온라인 조사 서비스를 인정 받었다는 사실이 제일 기쁘다”고 말했다. 엠브레인은 국내 온라인 여론 서비스 1호 업체나 마찬가지다. 최 사장이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인터넷이라는 말 조차 생소한 시절이었다.
엠브레인은 98년 모바일을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6개월 만에 인터넷으로 선회하면서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으로 여론 조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마냥 신기한 시절이었습니다. 그만큼 관심도 높았습니다. 시장 초창기만 해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수가 무려 80∼90개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조사 데이터의 신뢰성 면에서 의구심을 가지는 분위기였습니다.”
온라인 조사 업체는 이 후 조정기를 거치면서 5개 안팎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시장 규모와 인지도는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다. ‘추운 겨울’을 보낸 엠브레인은 이 분야 간판 업체로 확실한 위상을 다졌다. 직원 수 100명을 넘었으며 매출도 지난해 95억원에서 올해 135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결국 설문 패널에 달려 있습니다. 엠브레인은 패널 규모와 신뢰성 면에서 인정을 받았습니다. 패널 수가 불과 수 천명에서 지금은 40만명이 넘었습니다. 자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원하는 문항에 대한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조사가 가능합니다. 전화와 일반 설문 조사처럼 전국민을 겨냥한 무작위 조사는 힘들지만 산업계에서 꼭 필요한 특정 상품과 시장, 사전 고객 조사 등은 가장 정확하고 유효합니다.”
최 사장은 올해 가장 큰 과제로 ‘글로벌 시장’ 개척을 꼽았다. 한국을 허브로 중국·대만·일본을 잇는 동북아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중국 상해와 대만은 이미 합작 법인을 설립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온라인 조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일본은 올해 진출합니다. 한국이 아닌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업체로 발돋움할 계획입니다.”
최 사장은 또 중소기업과 연구소·대학처럼 대규모 설문이 어려운 계층을 위해 엠브레인 자체 패널을 공개하고 쉽게 온라인 조사가 가능한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최 사장은 “온라인 여론 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국 패널, 노하우, 시스템 세 박자가 맞아야 한다”며 “국내에서 쌓은 노하우를 세계 시장에서 검증해 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