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 원어데이 대표 (junhee@oneaday.co.kr)
인터넷 쇼핑몰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SK텔레콤이 전자상거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오픈마켓 업계는 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치 앞 승자를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대기업 중심의 종합 쇼핑몰도 생존을 위해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아예 오픈마켓에 입점을 하는 등 형태도 다양화하는 추세다. 이런 오픈마켓과 종합 쇼핑몰을 중심으로 수많은 인터넷 쇼핑몰이 저마다 각각의 전략을 가지고 고객 잡기에 분주하다. 그야말로 지금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시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국내 첫 인터넷 경매 쇼핑몰 옥션이 지난 97년 문을 열었을 때 30만명 안팎에 불과하던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구는 10년이 지난 지금 전 국민이 네티즌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언뜻 보면 그만큼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은 당연한 결과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소비자는 물론이고 상품을 유통하는 판매자에도 획기적인 시스템인 것은 분명해졌다. 더욱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 인터넷이니 소비자와 판매자의 거리는 보다 가까워졌으며 소비자 반응도 즉각적이다. 유통마진 감소는 소비자 이득으로 돌아갔다. 시장에서 힘든 발품을 팔던 소비자는 마우스 클릭만으로 편하게 쇼핑한다.
현재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없는 아이템은 거의 없다고 할 만큼 전자상거래는 대표 유통 구조로 자리 잡았다. 웰빙 붐이 불어 식품이 인기를 끌더니 이제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보관과 배송 등 확실한 관리가 필요한 품목도 어렵지 않게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 시스템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품목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아직 인터넷 쇼핑몰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많이 남아 있다.
상품이 다양해지고 인터넷으로 물건을 판매하고자 하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쇼핑몰 운영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쇼핑몰은 온라인상에 수많은 기획전, 할인전, 이벤트 등을 열어 놓았다. 하지만 소비자가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을 확실하게 정해놓지 않는 채 단 한 가지 물건을 고르기란 여간 쉽지가 않다. 가격비교 시스템을 통해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제품의 홍수 속에서 선택의 시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얼마 전 한 조사에서도 보듯이 인터넷 쇼핑몰의 페이지 로딩 시간은 갈수록 길어지는 추세다. 이미지 컷 위주로 페이지가 구성돼 저사양의 컴퓨터에서 그 시간은 더욱 길어진다.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 불신의 벽이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진입 장벽이 낮아 쉽게 인터넷 몰을 개설하고, 오픈마켓에도 입점하는 것이 쉬워지면서, 검증되지 않았거나 아예 사기를 목적으로 인터넷 몰을 이용하는 사람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기업은 나름대로 이를 막기 위해 제도를 마련하고 시스템을 구축하지만 수많은 물품과 판매자를 관리하기란 쉽지가 않다.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할 때 기준으로 삼는 상품평에 대해서도 많은 소비자가 의심을 품고 있다.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소비자 의견에 즉각적인 답변을 하는 판매자가 많아지고, 구매 후에만 상품평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업체가 늘어나 어느 정도 개선됐지만 한번 쌓인 불신의 벽이 쉽게 무너지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쇼핑몰이 도입한 ‘실시간 상품 토크’와 SK 텔레콤 ‘11번가’ 등의 서비스는 실시간으로 판매자 혹은 다른 소비자와 의견을 공유하고 조언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불신 해결을 위한 긍정적인 시도로 보인다.
인터넷 쇼핑몰 발전은 계속될 것이다. 소비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지금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변화를 꾀하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쇼핑몰만이 결국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