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 SNS 업체 `베보닷컴`인수

 미국 3대 소셜네트워킹사이트(SNS)인 베보는 전세계적으로 4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3대 소셜네트워킹사이트(SNS)인 베보는 전세계적으로 4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3대 소셜네트워킹사이트(SNS)인 베보(Bebo)도 결국 ‘피인수’를 선택했다. 16일 CNN·AP·C넷 등 주요 외신들은 AOL이 베보닷컴(Bebo.com)을 8억50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AOL은 인수 금액을 모두 현금으로 지불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1위 SNS업체인 마이스페이스도 일찌감치 뉴스코프에 피인수돼 이제 미국 3대 SNS 업체 중 독립적으로 사업을 유지하는 기업은 페이스북이 유일하다.

 베보는 미국에서 2위인 페이스북에 이어 3위 SNS업체지만, 영국에서는 1위권을 유지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200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됐으며 직원수는 100명, 가입자수는 4000만명에 달한다. AOL은 ‘포천’ 등을 소유한 미디어 그룹 타임워너가 모기업이다.

◆뉴스의 눈

 웹2.0의 총아로 기대를 받았던 SNS 기업들의 귀결은 인수합병(M&A)인가. 미국 3위 업체인 베보 인수 소식으로 SNS 기업의 ‘운명’에 대한 논쟁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미국판 싸이월드’라 불리며 유명세를 탔던 마이스페이스가 지난 2005년 7월 5억8000만달러에 뉴스코프에 인수된 후 크고 작은 SNS업체들의 M&A 소식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수익 모델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온라인 광고만으로 SNS업체의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최근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8일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손익 분기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다시 말해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150억달러 규모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던 페이스북이 여전히 수익을 못 내고 있다는 뜻이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마이스페이스에 3년간 9억달러 규모의 광고 제휴를 맺었던 구글도 마이스페이스와의 제휴 성과가 기대 이하라면서 현재 ‘광고 올인형’ 수익 모델은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톰 암스트롱 광고 부문 구글 사장은 “SNS에서도 뉴욕타임스와 같은 광고 기반 미디어 수익 모델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이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SNS 광고 시장도 중요하지만, SNS 사이트를 통해 각종 위젯 및 응용 애플리케이션을 공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수익 모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베보를 인수한 AOL의 단기 목표는 가입자 확충이다. ‘AIM’ ‘ICQ’ 등 AOL이 보유한 메신저 사용자 수와 베보와 결합하면, 베보 가입자를 현재의 2배인 8000만명으로 확대해 강력한 미디어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해 인수 후에도 적지 않은 투자를 단행해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평가하고 있다. AOL 역시 업계에서 인수합병(M&A)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이번 인수도 AOL이 본격적인 매각 협상에 나서기 전에 몸값 높이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