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주가하락 속에 미국 투자자들이 1990년대 IT주 대마불사(大馬不死)의 향수에 젖고 있다고 포천이 17일 보도했다.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은 이른바 그림플(GRIMPLE)이 거대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믿고 있다. ‘그림플’이란 현재 IT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IT 대장주를 묶은 신조어다. 검색 분야 최고를 달리고 있는 ‘구글’, 블랙베리를 통해 무선통신분야에서 선두를 구가하고 있는 ‘리서치인모션(RIM)’, 컨슈머 디바이스의 강자 ‘애플’을 합친 합성어다.
이들 주식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2830억달러(약 290조원)로 1990년대 이른바 ‘윈텔’ (마이크로소프트 ‘win’+인텔 ‘tel’의 합성어)에 덩치로는 뒤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 회사의 현재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시점과 비교해볼 때 투자자들에게 적잖은 실망을 안겨준다. 고점 대비 애플의 주가는 39%, 구글 37%, RIM 19%가 하락했다. ‘그림플’은 ‘윈텔’에 대한 향수일 뿐 그 이상도 이 이하도 아니라는 게 포천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로알토에서 기술주 펀드를 운영하는 더글라스 휘트먼은 “세 회사 모두 환상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시장에서 그들의 주가는 터무니 없는 것은 아니었다”며 “투자가들에게 ‘그림플’은 여전히 ‘희망’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이동인기자@전자신문, d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