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가 어제 대통령 업무보고를 했다.
전자산업 요람인 경북 구미에서 가진 업무보고에서 지식경제부는 조선·자동차·의료·국방·건설의 5대 주력산업에 정보기술(IT)을 접목시켜 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IT가 보편화하고 각 산업과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시의적절한 조치로 여겨진다. 조선·자동차 같은 전통적 제조업은 기존과 같은 방법으로는 더 이상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업무 프로세스는 물론이고 설계부터 제조·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에 IT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의료·국방·건설도 마찬가지다. 특히 사업규모가 큰 국방과 건설은 국내 산업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어떻게 하면 IT활용을 늘릴지 보다 고민해야 한다.
지식경제부는 이들 5대 산업에 IT를 융합시키는 고부가화와 혁신으로 오는 2012년까지 수출 5800억달러를 실현함은 물론이고 이들 산업의 규모도 세계 5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올해에만 7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며 당장 내달 IT와 주력기간산업별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술기획위원회를 운영할 방침이다. 이의 일환으로 앞으로 항공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나 선박용 유무선 융합 통신, 충돌방지 시스템 같은 것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식경제부가 내세운 이들 목표가 실현되면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은 많다.
무엇보다 IT를 실제로 산업과 접목할 때 필요한 고급인력이 부족하다. 기존 IT산업은 하드웨어가 이끌어왔지만 앞으로는 SW가 이를 대신할 것이다. 5대 산업에 IT를 접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들 산업에 IT를 융합하는 것은 고급 SW 기술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우리는 SW 기술이 아직 열악한 편이다. 고급 SW 인력도 태부족하다. 지식경제부 의도대로 조선·자동차 같은 5대 산업이 우리 경제를 살리는 거대 수출 품목이 되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SW 기술 육성 및 인력 양성이 함께해야 하는 것이다. 이날 지식경제부는 부품·소재산업 강화 방안도 설명했다. 올해 안으로 15개 과제를 선정하는 것을 포함해 총 120대 미래기술과제를 조기 완료, 이들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부품·소재는 산업의 뿌리이자 경쟁력의 원천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대 정부마다 부품·소재 산업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역대 정부의 공언에도 우리는 아직 이 분야에서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정부가 끝나는 5년 후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뛰어난 부품·소재 강국이 됐다는 소리가 들리길 학수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