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강자 `이스라엘`, R&D허브 명성 퇴색 `인도`

 이스라엘이 실리콘밸리의 강자로 떠올랐다.

 머큐리뉴스는 고도의 기술력과 위험을 무릅쓰는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이스라엘 벤처가 실리콘밸리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현재 나스닥에 상장된 이스라엘 회사만 70개. 나스닥 상장 외국기업 중 가장 많은 숫자다. 2위인 중국보다 10개나 많다. 2004년 이후에만 19개 이스라엘 회사가 나스닥에 상장했을 정도로 최근의 기세는 무섭다.

 지난 1월에는 유명 벤처캐피털 실리콘밸리뱅크(SVB)가 이스라엘 지점을 세웠다. 영국과 인도, 중국에 지점을 가진 SVB가 중국 인구의 200분의 1밖에 안 되고 분쟁지역으로 조용한 날이 없는 이스라엘에 지점을 세운 것은 실리콘밸리의 높은 관심을 드러낸다. 여타 벤처캐피털도 지점을 세웠거나 준비중이다.

 이스라엘 벤처는 고향 현지에서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전진 기지를 통해 자금과 파트너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펼친다.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투자 자문 그룹 실리콤벤처스는 99년 9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3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강점은 ‘교육열’과 ‘강인함’이다. 인재들은 의무 복무 기간에도 보안 담당 특수부대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제대 후 이 기술을 활용한 벤처를 설립한다.

 스탠퍼드대학의 에런 겔러 교수는 “이스라엘이라는 국가 자체가 60년 전 주권을 획득한 신생 기업”이라며 “박해의 역사를 거치며 키운 기업가 정신이 성공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힘 잃어가는 인도

‘글로벌 R&D허브’ 인도의 명성이 빛바래고 있다.

 인도의 최대 장점이던 낮은 인건비가 최근 몇년 간 급상승하고 미국·유럽의 본사와 지리적으로 멀어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인도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차츰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컨설팅업체 지노브 매니지먼트 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 진출한 글로벌기업 R&D센터는 총 24개로 3년 전인 2004년 93개에 비해 4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R&D센터의 가장 큰 고민은 △높은 인건비와 △잦은 이직 △낮은 근로 생산성으로 지적됐다. 직원 수 100명 이하의 소규모 R&D센터의 경우 인건비를 포함한 운영비가 최근 3년 간 8∼15% 가량 증가했으며 이직률도 8∼20%에 이르렀다. 또 소규모 R&D센터일수록 연구원들의 노동 생산성도 떨어져 대형 R&D센터보다 최고 40%까지 낮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인도에 남아 있는 글로벌기업들은 당분간 R&D센터를 추가로 신설하기보다 기존 조직의 규모를 확장하거나 중소규모 R&D센터 간 제휴를 맺어 비용을 줄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지노브 매니지먼트 컨설팅은 분석했다.

 파리 나타라잔 지노브 매니지먼트 컨설팅 대표는 “적신호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여전히 인건비가 해외에 비해 낮고 이직률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며 머지않아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인도에는 현재 594개 글로벌 R&D센터가 설립돼 운영 중이며 벵갈로르가 이중 가장 많은 312개를 유치했다.

조윤아·정진영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