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가격과 기능 차별화만으로는 기업성장을 지속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무한 경쟁과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는 또 다른 기술이 발전해감에 따라 선·후발 주자 간 기술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주요인이다. 미래 예측이 가능한 때는 리스크 관리로 헤쳐 나가면 된다. 하지만 지금은 ‘미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할 만큼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고 있다. 기술 발전이 빠르고 여러 기술과 제품의 융합 트렌드가 본격화하고 있어 혁신이 기업 경영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 기술로 제품을 만들어 출시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아이디어의 혁신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기업성장의 필수 요인이다. 특히 자본·인력 등 모든 것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기술혁신으로 최고 제품을 만들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IT의 발전이 ‘기업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수단을 넘어 생활 속의 아이디어 하나로 대박을 내는 인터넷 비즈니스 혁신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일례로 매일같이 매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우트닷컴(www.woot.com)을 들 수 있다. 우트닷컴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한정 상품 재고를 빨리 처리하기 위한 업체나 신규 제품의 고객 선호도 조사를 원하는 업체에서 최고 싼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받는 데 있다. 800달러 하는 스테레오를 199달러에 파는 파격적인 가격과 딱 한 제품을 하루만 판매하는 신선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용자는 어떤 제품이 팔리고 있는지 매일같이 정보를 받아보기 원하는 중독성까지 나타난다고 한다.
사이버 세상의 네트워크 개념을 잘 활용한 비즈니스 혁신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블로그나 미니홈피에서 채팅, 링크 교환, 일촌 맺기, 트랙백 같은 다양한 수단을 활용, 다른 사람과 네트워크를 무척 쉽게 만들 수 있게 됐다. 평범한 사람도 몇 만 명의 이웃을 가진 사이버 공간의 마당발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어느새 사이버 상의 네트워크는 막대한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고 또는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도 있는 원천이 돼 버렸다.
구글의 ‘애드센스(AdSense)’라는 비즈니스 모델도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서 수익을 창출한 대표적인 예다. 블로그나 개인 홈페이지에 애드센스를 설치하면 제 사이트 일부에 광고란이 생긴다. 이 광고란에는 자기 콘텐츠와 연관성이 높은 업체의 광고가 올라온다. 사이트의 방문자가 광고를 클릭하면 구글은 매달 광고비의 일부를 배분해 준다.
아마존의 예를 보면 ‘이 책을 선택한 사람이 구입한 다른 책들’ 같은 메뉴를 적극적으로 노출시켜 도서선호 네트워크를 구축한 데 그 성공 요인이 있다. 아마존에서 형성된 네트워크를 이용해 책을 사려는 사람의 선택을 돕고 출판사도 이 네트워크를 거쳐 더욱 쉽게 책을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즉, 아마존의 성공비결은 소비자 네트워크를 확대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통신서비스 분야에도 비즈니스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통신망을 보유하지 않고도 통신망을 임차해 특정 가입자에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즉, 장애인에 특화된 서비스, 노인 친화적 서비스, 영어 교육 중심 서비스 등 이렇게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3서비스 사업자가 출현한다.
특히 통신망 서비스 개방 정책은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 IT 기업이 신규 서비스 아이디어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통신 서비스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제 우리 중소기업도 연구개발(R&D)에 기반을 둔 기술혁신과 더불어 시장 특성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이뤄 불확실한 미래 상황을 준비해 나가야 할 때다.
한미숙/헤리트 사장 mshan@heri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