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균형감각 갖춘 `지능형` 로봇 등장

4개의 다리를 이용해 탁월한 균형감각을 보여주는 로봇 ‘빅도그’.
4개의 다리를 이용해 탁월한 균형감각을 보여주는 로봇 ‘빅도그’.

 ‘사람의 감성을 지니거나 동물적 능력을 발휘하거나.’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최첨단 로봇들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암스테르담 대학 연구팀은 사람처럼 공포를 느끼고 이를 극복할 줄 아는 로봇 ‘포봇(Phobot·Phobia+Robot)’을 선보였다.

 네덜란드에서 열리고 있는 인간형 로봇 콘퍼런스에서 선보인 포봇은 자신보다 몸집이 훨씬 큰 로봇을 만나자 한 발 물러서 빙글빙글 돌며 두려움을 표현했다. 포봇은 그러나 자신과 비슷한 크기의 로봇을 먼저 보여준 후 점차 조금씩 큰 로봇을 만나게 하자 두려움을 극복했다. 심리학의 ‘단계적 노출(Graded Exposure)’ 법칙이 로봇에도 적용되는 순간이다.

 같은 장소에서 시연된 ‘팟봇(Pot Bot)’ 역시 인간의 인지 능력을 구현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팟봇은 화초를 관찰하면서 물이나 햇빛이 부족한 상황이 되면 주인에게 상황을 알려주는 화단 관리용 로봇이다.

 카네기멜론대학과 KAIST 공동연구팀을 이끄는 소냐 곽은 “팟봇은 인간과 자연이 보다 유연하게 소통하도록 돕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포봇과 팟봇 두 로봇 모두 대학생들이 레고의 로봇 키트를 활용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개발이 진행되면 상당한 발전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네덜란드에서 ‘인간다운 로봇’을 향한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졌다면 미국에서는 ‘인간을 돕는 일꾼’으로서의 로봇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MIT 출신 기술벤처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짐 나르는 소와 말을 대체할 수 있는 4족 보행 로봇 ‘빅도그(Big Dog)’를 공개했다. 이 로봇은 4개의 다리를 이용해 탁월한 균형 감각을 보여준다. 평지는 물론 돌무더기가 쌓여 평탄하지 않은 길이나 눈길, 빙판길 등 어떤 환경에서도 넘어지지 않는다.

 154㎏ 무게의 짐을 얹고 35도나 되는 경사를 오를 수 있으며 뛰어가거나 장애물을 점프해 넘는 등 어떤 환경에서도 짐 운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000만달러의 자금을 투입해 빅도그를 1차 개발했으며 총 4000만달러를 투입해 이를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편, 유튜브에 공개된 빅도그의 구동 동영상(http://www.youtube.com/watch?v=W1czBcnX1Ww)은 140만여명이 시청했다. 네티즌들은 험한 산길을 자연스럽게 걸어가고 심지어는 옆에서 발로 세게 밀어도 곧바로 균형을 잡는 빅도그의 모습에 환호를 보내고 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