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가 LG텔레콤을 부러워하는게 하나 있다면?’
답중 하나는 ‘카시오’라는 파트너다. 경쟁력 있는 외산 단말기 소싱이 전략적 목표로 설정돼 있는 KTF로서는 모토로라로부터 핸드폰을 공급받는 SK텔레콤도 마찬가지만 LGT가 부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GT의 전략단말기 ‘캔유’는 일본 카시오와 제휴를 통해 개발된 단말기. 최초 모델인 ‘HS5000’부터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한 캔유는 총 7개 모델로 10만명의 마니아가 자발적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마니아 브랜드다. 지금까지 50만여대가 팔렸다.
캔유의 이런 실적 이면에 LGT-카시오간의 ‘감동 사연’이 있다.
LGT와 카시오는 양사 CEO가 참여하는 TMM(Top Management Meeting)을 매년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봄, LGT는 카시오가 창립 50주년임을 알았다. 정일재 LGT 사장은 카즈오 카시오 사장에게 가을 한국에서 열리는 TMM 때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 해 10월 제주에서 열린 TMM. 회의가 끝날 무렵 갑자기 회의실 전원이 꺼지면서 화면에는 일본어로 제작된 동영상이 상영됐다. 카시오 창립 당시 주요 사진들과 현재의 모습, 향후 미래 발전을 기원한다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은 약 5분간 진행됐다. 이어 LGT는 50개의 초가 꽂힌 대형 케익을 준비했고, 창립 50주년 축하패까지 준비했다.
카즈오 사장이 대 만족한 것은 설명이 필요없다. 깊은 인상을 받고 일본에 돌아간 카즈오 사장은 임원회의에서 “LGT가 일본 이통사에 비하면 공급물량이 적지만 이런 협력사가 진정 카시오사의 진정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업무 협력을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양사의 협력관계는 ‘일사천리’. 정 사장조차 “무슨 기대를 한 건 아니지만 이후 협력 진척은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할 정도다.
캔유는 LGT가 조만간 시작할 리비전A에서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할 전망이다. 리비전A 카시오는 카메라 500만 화소 등 성능은 물론 가격 경쟁력이 기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캔유는 카시오로부터 단말기 디자인과 주요 부품(LCD, 카메라 등)을 공급받고, 메인 보드와 기능은 LG텔레콤이 자체 개발하며, 팬택&큐리텔에서 생산과 AS를 담당한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