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이공계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대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 공대 졸업생 비중이 최근 3∼4년 간 해마다 줄어듬에 따라 기업들이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는데 비상이 걸렸다.
미국 공학 전문 시장조사업체 엔지니어링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이후 각 대학의 공대 졸업생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시작 학기를 기준으로 매 학년 배출되는 공대 학사 수는 2004∼2005년 총 7만6632명에서 1년 뒤인 2005∼2006년 7만6301명으로 줄었으며 그 이듬해인 2006∼2007년에는 다시 7만5113명으로 낮아졌다.
닷컴 열풍이 불면서 한때 입학 경쟁이 치열했던 컴퓨터공학과나 전자공학과도 최근에는 졸업생 배출 실적이 저조하다. 2006∼2007년 1년 동안 이들 두 학과를 졸업한 학생수는 1만3783명으로 2년 전보다 800명이 줄었다.
석사 학위 소지자도 2004∼2005년 4만1087명에서 2005∼2006년 3만8451명, 2006∼2007년 3만7320명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박사 학위 입학생 수는 과거보다 증가했지만 이는 전체 정원이 늘었기 때문일 뿐,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어 머지않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일본도 초·중·고를 거쳐 대학까지 상급 학교로 갈수록 학생들이 이공계를 멀리하는 경향이 뚜렷해져 교육 당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도쿄대는 미국이나 중국 일류대와의 두뇌 확보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올해 학기부터 연간 10억엔을 지원, 일본 국립대 최초로 박사과정 수업료를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우수한 인재들이 해외 유학길에 나섰다가 현지에서 정착할 경우 인력 손실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사키 하지메 NEC 회장(71)은 최근 산케이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공계 기피 현상을 탈피하려면 이공 분야 인재를 지원하는 국가적·사회적 구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메 회장은 또 “이공계 대학 입시에서는 물리, 화학, 생물 중 최소 2개 과목을 필수로 지정하는 방향으로 대학 입시를 개혁해야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에 부응하는 기술 혁신형 인재를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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