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사과’ 로고만 봐도 창조적 발상을 하게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학과 캐나다의 워터루대학이 최근 ‘저널 오브 컨슈머 리서치’ 4월호에 공동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애플 로고에 노출될 경우 창조력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대학은 ‘브랜드와 행동의 상관 관계 연구’를 위해 애플과 IBM의 로고를 표본으로 택했다. 애플은 ‘관습을 따르지 않고, 창조적이며 혁신적이다’는 이미지로, IBM은 ‘전통적이며 스마트하고 책임감이 강하다’는 인상이 강해 각각 선택됐다.
연구팀은 대학생 341명을 상대로 실험을 실시했다. 시력 테스트라고만 밝힌 뒤 화면에 연속으로 표시되는 벽돌의 위치를 맞히도록 했다. 이 때 애플과 IBM의 로고를 0.03초의 속도로 보여줬다. 이후 “벽을 만드는 것 외에, 벽돌을 사용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제시하라”는 과제를 학생들에게 부여했다.
그 결과 애플 로고를 본 학생들이 IBM 로고를 본 학생들보다 훨씬 독창적인 벽돌 사용법을 고안해냈다. 실험에 참가한 판정단 역시 애플 로고를 본 학생들의 제시안이 비교적 창조적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찰나의 속도로 애플과 IBM의 로고를 본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보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자신이 본 로고를 알아맞히면 100달러를 주겠다”고 했지만, 맞힌 학생은 1명도 없었다.
탄야 차트래드 듀크대 교수는 “브랜드 이미지가 확립돼 있는 업체라면 일반적인 TV 광고 등에 거액을 뿌리는 것보다는 로고 자체를 노출시키는 마케팅이 보다 효과적”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예컨대 운동 경기에서 이기고 싶으면 ‘나이키’와 같이 승리 이미지가 강한 로고를 보면 좋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