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서울 벤처기업 한 사장이 내려와 부산지역 벤처기업 대표들을 모아놓고 재단법인 글로벌 네트워크 구성에 대해 설명하고 참여 제안을 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서울 소재 벤처사업가를 주축으로 구성할 테니 부산 벤처기업인도 원하면 끼워넣어 주겠다’는 식이어서 적잖이 놀랐다.
설명 과정에서 나온 ‘부산지역은 아무래도 정보 습득이 어렵다’거나 ‘서울에 있는 우리가 깃발을 내걸테니 와서 붙어라’는 식의 표현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다. 더구나 제대로 된 사업제안서도 갖추지 못했고, 홍보가 부족해서인지 지방중기청과 수출기업 간 간담회로 잘못 알고 온 지역 기업인도 있었다. 행사에 참석한 지역 벤처기업 대표들은 서울 벤처협회 사업 설명회에 들러리로 와 앉은 꼴이라며 이런저런 불만을 쏟아냈다.
이날 행사장에는 조선기자재·기계·신발산업 등에서 전국을 통틀어 최고를 달리는 기업 CEO도 여러 명 참석했지만 무시당하는 듯한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정보통신·반도체·인터넷유틸리티·통신 등의 분야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업이 밀집해 있고, 이를 통해 전국을 리드해나간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조선기자재·기계·섬유·신발 등은 지역에서 성장했고 현재도 지역에서 탄탄하게 뿌리내리고 있는데 이들 산업의 해당 기업이 서울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정보와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지 반문해 볼 일이다.
이러한 이유로 어떤 특정 협회가 정부 지원금을 바탕으로 전국에 산재해 있는 기업들의 해외마케팅 사업을 총괄해 진행하는 것에 지역 기업인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
사실 이번에 언급된 재단법인 글로벌 네트워크는 기존 벤처협회가 추진했던 인케(INKE)사업과 별반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인케사업이 벤처기업의 글로벌 마케팅을 지원한다는 명분 아래 정부에서 받아온 사업비가 얼마인지 묻고 싶다. 지역기업에는 또 얼마나 기여했는지.
김영주 부산벤처협회 사무국장 imok0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