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혈 진압부터 해킹까지...국제 고립 되나?!

 미국 영화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는 중국이 수단 다르푸르 학살 사태 해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최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예술고문직 사퇴를 선언했다.
미국 영화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는 중국이 수단 다르푸르 학살 사태 해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최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예술고문직 사퇴를 선언했다.

 중국 정부의 티베트 독립시위 유혈 진압에 대한 각국의 비난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에는 미 정치 단체 컴퓨터시스템에 중국 해커가 침투한 정황이 드러나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단 다르푸르 인종학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정치단체 ‘다르푸르 구호 연맹(Save Darfur Coalition)’ 해킹 사건을 조사한 결과 중국 해커들이 이 단체 핵심 멤버의 e메일 계정에 침투해 정보를 유출한 증거를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다르푸르 구호 연맹은 그간 중국이 매년 수단 석유 수출량의 3분의 2를 사들이는 대가로 다르푸르 학살에 쓰이는 무기를 공급했다고 주장하며 중국에 제재를 가할 것을 워싱턴 정가에 강도높게 촉구해 왔다.

 FBI에 따르면, 지난 2월 초와 3월 중순에 걸쳐 다르푸르 구호 연맹 고위 임원 10명의 e메일 계좌에 중국발로 확인된 해킹이 발생했으며 그 과정에서 이 단체의 웹서버와 내부 자료도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린 브룩스 라슈어 다르푸르 구호 연맹 대변인은 “웹사이트 로그 기록과 e메일에 남아있는 인터넷 프로토콜 주소는 추적 결과 중국 해커의 소유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해킹 사건은 10년 전부터 중국 정부가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국제단체에게 사이버 첩보 활동이나 사이버 테러 등의 보복을 취했던 행태를 답습한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FBI는 다르푸르 구호 연맹 해킹 사건에 대한 예비 조사를 완료했으며 조만간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어서 베이징올림픽을 불과 다섯 달 앞두고 미·중 간 외교 마찰의 불씨가 재발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최근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난 것은 미국이 티베트 문제에 전격 개입하려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돼 티베트 사태를 조용히 무마하려던 중국은 한층 더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고 있다.

 23일 신화통신은 지난 14일 중국 간쑤성 간난 티베트 자치주에서 발생한 티베트 분리독립 요구 시위로 공안 64명과 무장경찰27명, 시민 1명 등 총 9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지만 미국·유럽 등 외신들은 민간인 사상자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의회는 티베트 사태와 관련해 다음주 특별 회의를 소집하고,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불참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FBI 조사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중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 해커 연루설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