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50여 대학의 연구관련 정보를 총망라한 ‘국가연구업적 통합정보시스템’이 이달 31일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국내 대학에 소속된 교수 및 연구자가 발표한 주요 연구업적과 학술논문 관련 정보는 실시간으로 등록, 검색되기 때문에 교육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논문의 이중게재 및 표절, 연구비 중복지원 등이 상당부분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구축된 국가연구업적 통합정보시스템은 학술진흥재단이 국내 대학의 연구업적 정보를 통합해 제공하는 것으로, 시스템 신뢰성만 확보된다면 국내 학계의 연구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연구윤리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국가연구업적 통합정보시스템은 크게 △학술논문·SCI급 논문·특허정보 검색시스템 △연구업적포털 등의 네 부문으로 구성돼 있는데 연구자가 일목요연하게 연구 및 학술정보를 검색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고 한다. 잘만 운영된다면 앞으로 국내 대학에서 논문 표절이나 국가연구과제의 중복 수행 등 관행은 없어질 것이다.
이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리려면 신뢰성을 높이는 게 핵심적인 과제다. 우선 대학교수나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업적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올려놓고 수시로 데이터를 경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학술정보를 올려놓게 되면 시스템 신뢰성을 보장할 수 없다. 학술진흥재단과 대학 측은 정확한 학술정보가 등록될 수 있도록 연구자를 계몽하고 권장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다른 학술정보 및 과학데이터베이스와도 긴밀하게 연동 운용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우리나라의 연구개발(R&D) 역량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수준에서 과학 데이터베이스 및 학술 정보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해 왔다.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학술정보 또는 R&D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국가연구업적정보시스템과 연계 운용하면 국내 R&D 역량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연구윤리도 개선될 것이다. 학제 간 연구나 통섭의 정신이 인문사회과학은 물론이고 자연과학 분야에까지 확산하고 있는만큼 전문성을 갖춘 사이트 및 데이터베이스 간 유기적인 연계도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연구윤리의 확립은 연구업적정보시스템의 전제조건이자 성과다. 제아무리 연구 관련 사이트를 훌륭하게 구축했더라도 연구공동체를 중심으로 올바른 연구윤리 문화가 뿌리내리지 않으면 첨단정보시스템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와 학술진흥재단이 연구윤리정보센터의 설립 및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번 R&D 관련 정보시스템 구축과 연구윤리의 확립 움직임이 국내 R&D 역량을 한단계 격상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R&D 분야에서 영원한 이류국가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