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성공의 열쇠

요즘 실리콘밸리에서는 다시 창업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고 한다. 침체된 경제환경에서도 여전히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은 매우 희망적인 현상이다. 국내에서도 뛰어난 연구성과와 기술을 가진 후배들이 벤처신화를 꿈꾸며 도전하고 있다.

 ‘당신 기업의 성공은 참으로 미스터리합니다. 성공의 비결이 무엇입니까?’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후배들이나 대학의 교수들에게 늘 이런 질문을 받지만 20년 넘게 기업을 경영해온 내게도 그 어떤 신비로운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언제나 강조하는 한 가지는 ‘기본에 충실할 것’이다.

 벤처기업에 기본은 무엇인가. 기업의 사명은 지속적 이윤창출로써 사회에 기여하는 데 있다. 제아무리 최신 기술과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다 해도 그 자체로는 말 그대로 한낱 ‘벤처’에 불과할 뿐이다. 벤처가 기업으로서 생명력을 얻기 위해서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시장에 꽃피게 할 마케팅과 세일즈 역량을 갖춰야 한다.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이상으로 마케팅과 세일즈에 투자하지 못하면 기술 혁신을 시장에서 검증받을 수 없으며,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어떤 벤처라도 기업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많은 대학과 기관에서 첨단기술을 생산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성공한 예가 드문 것은 기술혁신의 가치가 고객 구미에 맞는 마케팅과 세일즈로 완성된다는 기업경영의 기본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대부분 벤처기업은 미래성장산업에 선도적인 기술로 아직 형성되지 않은 시장에 진입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초기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입지를 갖기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저변을 확대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파트너십이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핵심역량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과감하게 제휴로써 조달하고 각자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해외기업과 거대자본의 공세를 버텨낼 수 없다. 파트너십은 자신을 공개해 남을 키워주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결국 내가 생존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피나는 노력으로 독창적 기술을 개발,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벤처기업이 10년 이상 지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기 힘든 것이 우리 벤처산업의 슬픈 현주소다. 90년대 중후반부터 벤처1세대로 성공했던 기라성 같은 기업들이 지금 우리 곁에 존재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 또한 기업의 기본을 지키지 못한 데에서 기인한다. 기업의 지속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도덕성이다. 고생 끝에 이룬 성공을 발판으로 기업공개에 나선 기업들이 방만한 경영으로 경영적자의 늪에 빠지거나 경영진의 부조리와 도덕적 해이로 인해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시장에서 퇴출당한 사례를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몇몇 부도덕한 벤처기업가의 나쁜 사례가 고객과 시장의 불신을 쌓았고, 투자자의 외면을 초래했고, 능력있는 인재들의 발길을 돌리게 한 것이다. 벤처기업이야말로 구태를 벗고 투명하고 깨끗한 경영시스템으로 투명한 회계, 공정한 인사, 공과 사를 명확히 하는 가장 근본적인 정도경영을 지켜내야만 종업원의 열정과 사기를 높이고 시장과 주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사회의 격려와 지원을 얻을 자격이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벤처경영자의 기본은 자금흐름을 꿰뚫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에 자금은 몸 속의 피와 같은 존재로서, 튼튼한 혈관 속에 맑은 피가 흐르듯 건전한 자금흐름을 꼼꼼히 관리하고 내일을 준비하지 못하면 병든 기업이 되게 마련이다. 아무리 기술전문가 출신의 벤처기업가라도 회계·재무업무를 다스릴 능력이 없다면 기업의 성공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벤처기업 성공의 열쇠는 이렇듯 기업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세와 역량을 충실히 다져가고자 노력하는 열정적인 경영자의 손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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