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모씨(39)는 새벽 세 시께 문자 수신음을 듣고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불안한 마음으로 문자를 확인했지만 ‘게임 대박’으로 시작하는 사행성 게임 사이트 광고가 담긴 스팸 문자였다. 직접 거부 신청을 하기 위해 회신번호로 전화를 했지만 없는 번호로 확인됐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휴대폰 이용자가 이틀에 한 번꼴로 스팸 SMS를 받는 등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밀려드는 스팸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발송업체 측에서 일반 휴대폰이나 시내전화 번호로 회신번호를 조작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스팸 거부를 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또 벨이 한 번 울리고 끊겨 이용자의 회신전화를 유도하는 ‘원링 스팸’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다. 각 이통사에서는 스팸을 차단할 수 있는 각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스팸을 줄일 수 있다.
SK텔레콤은 신청 고객에 한해 ‘SMS스팸 필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단어를 설정해 그 단어가 포함된 문자는 원천 차단해 주는 서비스다. 문자를 지능적으로 인식, ‘대출’이라는 단어를 설정해 놓게 되면 ‘ㄷㅐㅊㅜㄹ’과 같이 변형해 보내더라도 잡아낼 수 있다. 고객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이용료는 무료다.
KTF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스팸차단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060·030 등 상업성 대표번호의 스팸 문자를 모두 차단한다. 단 최근 3개월 이내 060으로 2회 이상 발신한 고객과 수신 동의 고객(10만여명)은 일괄차단에서 제외됐다.
LG텔레콤 역시 030·050·080·060 등의 번호로 들어오는 스팸 차단 서비스를 운영한다. 요청 고객에게 제공하며 이용료는 무료다. 또 이들 번호가 아닌 때에는 해당업자를 파악, 3회 이상 민원 유발 시 회선 계약을 파기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 밖에 특정 번호로 들어오는 문자메시지를 모두 차단하고 싶다면 이통사 고객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특정 번호에서 발송하는 SMS를 막아주기 때문에 확실한 방법이지만 때에 따라 기간이 보름 이상 소요될 수 있다. 이통사에서 관련 번호의 실제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단말기의 스팸 차단 기능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2003년 이후 출시된 단말기에는 스팸 차단 기능이 탑재돼 있어 번호나 키워드를 설정해 문자 수신을 거부할 수 있다.
임재명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스팸대응팀장은 “KISA에서 매달 발표하는 휴대폰 스팸 관련 ‘톱10 금칙어’를 활용해 차단 기능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울리다 끊기는 전화는 아예 회신을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기간별 1인 1일 휴대폰 스팸 수신량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