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초대 방송통신위원장이 26일 “올해를 방송통신 융합시대의 원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첫 일성을 터트렸다.
이는 그동안 법·제도상의 문제로 속도감이 떨어졌던 방통융합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시선을 모았다.
하지만 이날 송도균 부위원장을 호선하기까지 난산을 거듭하는 등 험난한 ‘합의제 행정기구(방통위)’의 앞날을 예고했다.
특히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한 방송계에서 ‘최 위원장을 방송 독립성 확립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로 규정,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 ‘신문의 방송 겸업 허용’과 같은 쟁점을 두고 날 선 대립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 위원장은 이와 관련, “(방통위는) 합의제 행정기구로서 방송 독립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이미 훌륭하게 갖추고 있다”면서 “네 위원들과 마음을 하나로 모아 방송의 정치적 중립성과 사회적 공익성을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국 어디서나 디지털 TV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 간 계층 간 정보 불평등을 줄여 국민 통합에 기여하겠다”며 “(아날로그) TV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국민 모두가 인터넷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정보화 역기능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방송통신 융합 원년시대를 열기 위해 △법과 제도를 융합 환경에 맞게 고치고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 서비스 품질을 높이되 국민 부담은 낮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법과 제도를 방송통신 융합 환경에 맞도록 “방송과 통신 칸막이를 헐어, 그 융합 시너지로 국가 경제를 살리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며 “국민 편익과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기업의 경쟁과 투자가 국민 편익으로 돌아가고, 그 성과가 수요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기반을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의 이 같은 복안은 △통신요금 인하 △인터넷(IP)TV 및 디지털 케이블TV 활성화 △신문·방송 겸업 허용 △국가 주파수 자원 회수·재배치 △지상파 TV방송 중간광고 허용 △방송통신 시장 사후규제 등 굵직한 현안들을 풀어갈 원칙으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방송통신은 국가 경제의 새로운 활력”이라며 “디지털 융합에 따라 향후 5년간 생산효과가 160조원이 넘고, 새 일자리도 100만개 이상 생길 것인데, 이 모든 것이 새로운 도전이자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하루빨리 옛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 직원 간 화학적 결합을 이루고 융합 시대에 걸맞은 규제 철학과 정책을 펼칠 수 있기를 바라는 게 방통위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은용·황지혜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