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 개방 "3자 대면"으로 푼다

 무선망 개방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포털, 정부 등 3자가 처음으로 만나 해법 모색에 나선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인터넷 업체가 무선 망 개방과 관련해 ‘총론’은 공감하지만 ‘각론’에서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 관계자, SK텔레콤, 인터넷 포털 등 3자가 한 자리에서 쟁점을 논의키로 합의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주요 업체에 따르면 이 달 31일 방통위, SK텔레콤, 인터넷 포털이 주요 쟁점 사안과 관련한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그동안 사업자와 인터넷 업체는 개별적으로 정부와 접촉해 왔으며 정부 주재로 SK텔레콤과 인터넷 포털이 함께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첫 모임에서는 인터넷기업협회 주로로 결성한 무선 인터넷 워킹 그룹 소속인 NHN·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G마켓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조건으로 무선 망 개방을 내걸었으며 지난 달 말부터 정부 주도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인터넷기업협회 측은 “무선 망 접속 방법을 둘러싸고 기술적인 견해 차가 너무 커 3자 대면 형태로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 라며 “첫 회의는 31일 열리며 이를 시작으로 입장을 좁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사업자 ‘핫키(단축키)’를 이용하지 않고 무선 인터넷 사용 여부를 기술적으로 입증할 지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핫키는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때 네이트· 매직 앤· 이지 아이 등 통신사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인터넷 사이트에 자동으로 접속할 수 있는 단축 기능을 말한다.

 주요 인터넷 포털은 “통신사가 무선 인터넷을 연결하는 데 사용하는 ‘핫키’ 운영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며 “통신사 게이트웨이에 전용선을 연동해 접속할 수 있는 독자적인 사업자(ISP)를 구축하거나 독립 무선 포털와 같은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또 이미 이를 기술적으로 시연한 상황이어서 바로 상용화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정부에 건의해 왔다.

반면 SK텔레콤 측은 “망 개방을 전제로 논의를 진행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단계적으로 이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무선 망 개방은 지난 2005년 ‘위피(WIPI)’ 적용을 기점으로 시작돼 2006년 망 개방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단말기가 출시되고 최근 ‘풀 브라우징’ 단말기가 나오는 등 조금씩 진척을 보이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 단말기가 극히 제한적이며 SK텔레콤 등 일부 사업자는 망 개방 자체에 여전히 소극적이면서 무선 콘텐츠· 인터넷 업체의 공격을 받아 왔다.

SK텔레콤은 무선 인터넷 개방과 관련해 주식 취득 인가 통보일로부터 60일 이내에 규제 당국에 개방 세부안을 제출, 방통 위원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