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의 데니스 록하트 총재는 27일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진입하기 직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록하트 총재의 발언은 미 상무부가 이날 미국의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6% 성장하는데 그쳤다고 한달 전의 잠정 발표치를 재확인한 가운데 나왔다.
또 미국 기업수익이 지난해 4.4분기 당초 예상됐던 것보다 훨씬 큰 3.3% 감소한 것으로 발표된 것과도 때를 같이 한다. 월가에서는 수익 하락이 0.1%에 그칠 것으로 앞서 전망했다. 미국 기업의 수익이 줄어든 것은 지난 1년여 사이 처음이다. 상무부는 기업수익 감소가 모기지의 직격탄을 맞은 금융 쪽은 물론이고 비금융 부문도 예외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록하트는 이날 테네시주 차타누가 로터리클럽 회동에 참석해 "경기가 지난 침체기와 같은 양상으로 가라앉고 있다"면서 "지난해 4.4분기 저조한데 이어 현 1.4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이 이뤄지더라도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성장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미약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해 10-12월 GDP가 0.6%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그 전분기의 4.9%에 비해 크게 위축된 것이다. 지난해 전체로는 성장률이 2.2%에 달해 2002년 이후 가장 저조했다.
록하트는 그러나 "침체가 이미 시작됐다고 판단할만한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순회 멤버는 아니다.
블룸버그가 실물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 1-3월 GDP 성장이 0.1%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경기를 판단하는 권위있는 민간기구인 전미경제조사국(NBER)의 마틴 펠트슈타인 의장은 지난 18일 "미국이 이미 침체에 빠졌다"면서 "과거 침체 때보다 실질적으로 더 나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 발언이 나오자 월가에서는 NBER이 머지 않아 `미국이 침체에 빠졌음`을 공식 선언할 것 같다는 관측이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