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생활 속 SW

 ‘SW가 민주주의를 바꾼다?’

 며칠 뒤면 총선이다.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선거를 통해 새삼, 대리인에게 위임해 뒀던 권력이 자신에게 있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예상 투표율이 사상 최저인 50% 초반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중에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전자투표시스템이다. 전자투표가 실시되면 선거인 명부가 전국망으로 공유되기 때문에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투표를 하게 돼 있는 현행 방식과는 달리 전국 어디에서도 투표가 가능해진다. 선거일에 직장에 출근하거나 유원지로 나들이를 가도 눈에 띄는 투표소에 들어가 투표를 할 수 있다. SW가 유권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선거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민주주의의 꽃’을 더 활짝 피우는 셈이다.

 비단 선거뿐만 아니라 SW는 이제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예를 들어 홈네트워크는 집 안의 가전기기를 원격으로 통제해 주부들의 가사환경은 물론이고 생활방식을 하나씩 변화시키고 있다. 전자정부는 편의점에서도 인터넷으로 각종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 동사무소에 굳이 갈 필요도 없고 언제든지 필요한 서류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텔레매틱스·교통카드시스템·인터넷뱅킹·e러닝·e헬스 등 수많은 SW가 기존의 생활모습을 바꾸고 있다.

 흔히 SW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 중요성이나 역할을 등한시하는 때가 있다. 하지만 더 이상 SW는 컴퓨터 속에만 갇혀 있는 부속물이 아니고 특정한 산업 분야에만 쓰이는 기술도 아니다. 금융·교통·의료·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생활 곳곳에서 융합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패러다임을 만들어낸다. 어쩌면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SW의 위력은 이제 시작일지 모른다. 유비쿼터스 사회에서는 정말 보이는 곳에나 보이지 않는 곳에나 SW가 있을 테니까.

 김유중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책임 yjkim@softwar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