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티유미디어에 550억원 증자

  SK텔레콤이 티유미디어에 대한 증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누적적자로 자본잠식 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티유미디어는 회생을 위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은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어 총 550억원 규모의 티유미디어 증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난 2003년 이후 총 6차례에 걸친 증자를 통해 SKT의 티유미디어 지분은 기존 32.7%에서 44.15%로 확대됐다. 본지 3월 26일자 1면 참조

티유미디어는 오는 3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증자 안건을 보고하고 이사회에서 이를 승인·처리할 예정이다.

◇ SKT “내외부 환경 두루 고려”=SKT의 이번 증자 결정은 티유미디어를 둘러싼 내·외부 환경을 두루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티유미디어 최대주주인 SKT가 현실적으로 허가 사업인 위성DMB 사업 특성상 포기 결정이 쉽지 않다는 점과 130만명이 넘는 위성DMB 가입자들의 반발 등을 우선 감안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티유미디어가 올해 초 구조조정을 단행,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고 이명박 정부의 규제완화 기조에 따라 소유지분 제한 완화,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재전송과 재판매, 양방향 커머스 등 프로그램 제한 철폐 등 위성DMB 관련 규제 완화를 기대, 티유미디어 재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하나로 인수를 완료한 SKT가 이동통신과 IPTV, 초고속인터넷, 위성DMB를 묶은 결합상품 확대 가능성도 염두에 두지 않았겠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 티유미디어 “규제완화 이뤄져야”=SKT 증자 결정으로 위성DMB 서비스 침체 및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티유미디어는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티유미디어가 자본잠식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위성DMB를 둘러싼 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티유미디어는 지난 달 위성 DMB에 특화된 별도·맞춤 편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주 시청 시간대와 가입자 특성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었고 이용자 확대 및 매출 증대가 불가능하다며 지난 해 세계 최초로 선보인 ‘DMB 쇼핑’ 채널을 1년여만에 폐지한 바 있다.

SKT의 티유미디어 증자 결정과 관련, 뉴미디어 전문가들은 이번 증자가 티유미디어의 기사회생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사업 전망을 높이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티유미디어가 긴급수혈을 계기로 사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지만 근본적인 치유책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위성DMB 사업자에 대한 지분 제한이나 부가서비스 제한조치 등을 빨리 풀어주고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한 사업자 당사자간 자율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사업자가 다양한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