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융IT, 수출산업으로 키워야

 증권선물거래소(KRX)가 베트남의 호치민거래소(HOSE)가 추진 중인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호치민거래소가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는 우리나라의 증권선물거래소를 포함해 전세계 13개 금융IT개발업체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여 수주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수주전에는 세계적인 금융IT시스템 개발기관인 북유럽증권거래소(OMX)도 참여할 예정이어서 KRX의 프로젝트 수주를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OMX는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시스템 구축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어 우리에겐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베트남의 증권 시장 개설을 지원한 경험이 있으며, 역사적인 배경과 국민정서 등이 비슷하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선진적인 금융IT 인프라 구축과정에서 축적한 다양한 경험과 첨단기술을 총동원해 호지민 거래소의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에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이번 KRX의 베트남 증시 프로젝트 수주전 참여는 우리나라가 금융IT 분야에서 해외 진출의 초석을 다진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익히 알려져 있듯이 우리나라는 금융 IT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과 노하우를 자랑하고 있다. 주식거래는 물론 선물·옵션 거래 등 분야에서 선진적인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전적으로 금융IT의 도움이 컷다. 이처럼 국내에선 높은 수준의 금융IT 인프라를 구축, 해외에서도 그 선진성을 인정받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금융IT시스템이 실제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그나마 올 2월 말레이시아 채권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몽골·라오스·캄보디아 증시 설립 또는 현대화 사업에 일부 참여한 것은 국내 금융IT시스템의 해외 진출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이번에 KRX가 베트남 증시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면 우리나라 금융IT시스템이 세계 시장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최근 동남아 금융시장은 우리 금융IT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베트남은 물론 캄보디아·몽골·라오스 등 동남아 각국이 우리나라의 증권선물거래시스템을 벤치마킹 사례로 활용하고, 관련 IT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상호교감의 폭을 넓힌다면 동남아 금융 IT시장 공략이 꿈같은 얘기는 아니다.

 따라서 이번에 베트남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KRX는 물론 국내 금융IT시스템 구축업체들이 지혜를 모아 해외 진출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해 동남아 지역을 금융IT세계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아야한다. 정부 역시 우리나라 금융IT시스템이 명실상부한 수출산업으로 비상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은 없는지 진지하게 모색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