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기업소모성자재(MRO) 구매 아웃소싱 사업이 도입된 지 이제 10년이 됐다. 지난 1999년 서브원이 국내 최초로 사업모델을 만들어 국내 산업재 유통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숨가쁘게 달려온 10년인 듯 싶다.
MRO 구매 아웃소싱은 시장의 도입기였던 2000년대 초반까지는 구매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다분히 개념적·포괄적 접근이 대세를 이루어 왔고 온라인 구매, 마켓플레이스, e비딩, 기업간거래(BtoB), e조달(procurement) 등 주로 구매업무의 시스템화에 주력하면서 구매 업무의 본질적 이슈에 집중하기보다는 시스템에 함몰되는 경향도 보여주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MRO 구매 아웃소싱 사업은 지독한 성장통을 겪으면서 시장 굳히기에 접어들게 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2006년도 우리나라 1000대 제조업체 중 MRO 구매 아웃소싱을 도입한 업체는 약 48%에 달하며 2010년도에는 77%가 구매 아웃소싱을 도입할 것이라고 한다. 아웃소싱 도입 업체 중 85.4%가 구매 아웃소싱이 기업경쟁력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제조업체들의 아웃소싱 도입률이 2006년 7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 정도면 대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2000년대 후반에 진입하면서 우리는 어떤 도전과 또 어떤 변화를 시도해야 할까. 우선 아웃소싱을 주는 기업고객 측면에서 보면 기업비용의 60∼80%를 차지하는 구매비용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효율화할 것인지를 놓고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매출액은 기업의 비용을 뺀 부분만이 이윤으로 창출되지만 구매비용은 그 비용 자체가 100% 이윤으로 창출될 수 있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핵심 원자재는 자체 구매역량 축적을 통해 끊임없이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한편 MRO자재나 표준 부자재 등은 구매 아웃소싱을 통해 복합비용(complex cost)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또 MRO 자재 구매아웃소싱 사업자들은 외형성장의 유혹에서 벗어나 구매의 본질적 이슈인 ‘고객만족구매’ 실현을 위해 구체적인 역량강화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기업고객들의 필요(needs)를 계층별로 보면 경영층은 구매투명성이나 총소유비용(TCO:Total Cost of Ownership) 관점의 효율화에 관심이 매우 높다. 따라서 구매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정도경영 관점의 윤리경영 정착에 힘써야 한다.
구매 책임자(구매부서장)는 상대적으로 구매단가 인하에 좀 더 강한 필요를 보이고 있다. 결국, 구매단가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통합구매나 글로벌 소싱(global sourcing), e비딩체계구축, 상품유통 단계 최적화 등 소싱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갈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MRO자재를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주문자는 주문 편의성, 납기준수나 긴급대응, 사후관리(AS) 등 실질적인 서비스 수준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최적의 상품DB관리 및 빠른 배송 실현을 위한 지속적 물류 인프라 투자뿐만 아니라 상품의 최종 공급업체와 협력체계를 강화해 긴급대응체계를 늘 점검해 나가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선행적 접점관리가 무엇보다 요구된다.
이와 같은 노력들이 하나씩 성과를 이룰 때 산업자재 유통시장도 철물점이나 공구상가의 시대를 뛰어넘어 좀 더 선진화되고 조직화된 그래서 기업고객들이 더 만족해서 찾는 진정한 MRO시장의 발전이 가시화될 것이다. 우리 기업고객들의 경쟁력이 MRO 아웃소싱을 통해 한층 더 강화되는 보람을 느낄 수 있지 않나 한다.
김명득 상무 kisskiss@serve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