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의무약정할인제 시행 첫날

보조금 규제 일몰 이후 1일부터 SKT와 KTF가 의무약정제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할인 서비스가 시작됐다. 시행 첫날 휴대폰매장을 찾은 고객이 SK텔레콤의 의무약정제 설명을 듣고 있다. 정동수기자 dschung@
보조금 규제 일몰 이후 1일부터 SKT와 KTF가 의무약정제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할인 서비스가 시작됐다. 시행 첫날 휴대폰매장을 찾은 고객이 SK텔레콤의 의무약정제 설명을 듣고 있다. 정동수기자 dschung@

 휴대폰 보조금 일몰에 따라 의무약정제가 실시된 첫날인 1일. 테크노마트·용산·하이마트·인터넷 쇼핑몰 등 주요 휴대폰 유통업체에는 휴대폰을 구입하려는 소비자의 상담이 거의 없는 등 휑한 모습을 보였다.

 용산전자상가 휴대폰 매장에는 한참 망설인 끝에 결국 구입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고객이 눈에 띄었다. 휴대폰을 바꾸기 위해 전자상가를 찾은 회사원 J씨(39)는 “2년 약정을 하고 20만원이 넘는 보조금을 받자니 휴대폰을 자주 잃어버리는 점이 마음에 걸리고 약정제에 가입하지 않고 비싸게 구입하는 것도 영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격은 인하, 소비자는 글쎄=의무약정제가 시작되면서 휴대폰 가격은 최고 20%가량 하락했다.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대형 휴대폰매장인 하이마트 분당 정자점, 강변 테크노마트 등에는 오늘은 소비자의 발길이 크게 줄어드는 등 한가했다.

 저렴해진 가격에 휴대폰 구입을 서두르기도 하지만 불가피한 사업자 이동 시 내야 하는 위약금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판매자도 이통사의 약정할인제를 세부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이라 소비자에게 선뜻 판매를 권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백규 강변 테크노마트 휴대폰 상우회장은 “통신회사의 구체적인 지원 금액이 확정되고 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 등도 주말께나 돼야 나타날 듯하다”며 “일단 주말을 보내보고 유통업체의 상황에 맞는 대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과 의무약정제 확대 시급=상인들은 과거에도 약정할인제로 인한 혼돈이 있었고 당분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비해 상점 별로 직원을 대상으로 새 제도에 대한 이해, 할인금 및 위약금 해설 등을 만들어 교육시키려는 준비가 한창이다.

 사업자들은 의무약정제 형태를 다양화하고 기간도 늘려가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최장 24개월까지 약정 기간을 설정할 수 있도록 방송통신위원회에 약관 신고를 마친 상황이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12개월에서 차츰 늘려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SKT 관계자는 “시장 상황과 경쟁사 반응을 보고 대응할 방침”이라며 “기본적으로 요금 인하를 통한 가입자 유치가 맞다고 보지만 시장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KTF는 역시 기간을 더 늘려갈 수도 있다는 견해다. KTF는 애초 최장 36개월의 의무약정 기간을 주장했지만 방통위와 협의를 거쳐 24개월까지로 신고한 바 있다. 약정제가 소비자 불만 없이 정착하게 되면 다시 협의해 더 긴 기간을 설정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김규태·황지혜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