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력전자 부품 국산화 급하다

 우리나라의 전력전자 관련 핵심 부품·소재 국산화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와 전자부품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전력 관련 핵심부품 국산화율은 65% 정도밖에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마디로 이들 분야의 원천기술이 허약한 것이다. IT강국을 자랑하는 우리지만 유독 부품 소재 분야에서는 별 힘을 못 쓰고 있다. 특히 일본과 비교해 그렇다. 휴대폰의 예만 봐도 삼성·LG 같은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이 있지만 휴대폰에 들어가는 부품 소재의 국산화율은 미흡한 편이다. 핵심 부품 국산화가 저조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따른다. 당장 가격에 영향을 미쳐 경쟁력 저하를 초래한다. 실제로 제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기초소재 비중이 50∼70%에 이르는 변압기·차단기 같은 주요 전력기기 가격이 원자재 가격 상승 파고에 현재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상황이 이럼에도 업체들이 자체 개발을 엄두도 못내 수입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기초기술이 허약하다 보니 선진국 제품과 비교해 성능과 신뢰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쟁력의 원천인 연구개발(R&D) 관련 지식재산권 특허 출원 및 등록 건수도 당연히 미국·일본·독일 같은 선진국보다 현저히 뒤져 있다. 심지어 우리가 한 수 아래로 보고 있는 중국보다도 특허 출원 및 등록 건수가 적다고 하니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은 “연간 300억달러에 이르는 대일 무역 적자에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다”면서 적극적인 부품 소재산업 육성을 주문한 적이 있다. 이의 일환으로 지경부는 산업·에너지 연구개발 예산 중 소재 분야 지원 비중을 2007년 16%에서 2015년까지 30%로 확대하는 한편 오는 2030년까지 30개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리딩 톱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이 참에 전력전자 분야의 핵심 부품 소재 국산화에 대해서도 더욱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고유가 및 경제 성장 등에 따른 전력설비 확충으로 중동·아시아·남미 지역 등 개도국 중전기기 수요가 폭증할 전망인데 우리는 원천기술이 부족해 이들 황금시장을 그냥 쳐다보고만 있는 실정이다. 다행히 지경부가 이들 핵심 부품·소재 분야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향후 5년간 400여억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이 기간에 환경친화용 전력전자 부품·소재를 개발해 국가적으로 전력 수급 안정화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친환경 글로벌 체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전력전자 부품·소재의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시장을 선점한 기업과 국가는 항상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이는 원천기술이 있어야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네트워킹 형성과 표준 설정 등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친환경 시대를 맞아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전력전자 분야에서 더욱 많은 원천기술 확보와 적극적인 부품·소재 국산화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