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vs LTE, `4G 전쟁`

 4세대(G) 이동통신 표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 진영과 LTE(Long Term Evolution) 진영간 날을 세운 경쟁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북미 이동통신전시회 ‘CTIA 2008’에서도 두 진영간의 경쟁은 단연 화제가 됐다.

 스프린트와 삼성전자를 위시한 모바일 와이맥스 진영은 이달말 워싱턴·시카고·볼티모어 등지에서 시작하는 상용서비스 ‘좀(XOHM)’을 전면에 내세워 가입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단말과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는데 초첨을 맞췄다. 노텔과 LG전자, 에릭슨 등의 LTE 진영은 세계 최고속의 무선통신기술을 확보했다며 조기 상용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노키아, 와이맥스에 본격 합류=LTE 진영의 대표 주자 중 하나인 노키아와 노키아지멘스는 이번 CTIA에 각각 스프린트의 와이맥스 서비스를 겨냥한 태플릿PC와 고객데이터관리 솔루션을 선보였다.

 노키아는 최신 태블릿PC ‘N810’의 와이맥스 버전을 출시,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는 스프린트에 힘을 실어줬다. 스프린트는 이로써 삼성전자·LG전자 뿐만 아니라 노키아까지 우군으로 끌어들여 다양한 단말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이와 별도로 노키아지멘스는 스프린트에 와이맥스 서비스용 고객데이터관리솔루션 ‘One-NDS’을 공급, 협력하기로 했다. 이 솔루션은 노키아지멘스가 최근 인수한 ‘아페르티오’가 개발한 것으로, 고객의 정보를 통합·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프로토콜멀티미디어시스템(IMS)도 구축할 수 있다.

 노키아는 이를 통해 스프린트를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스프린트는 노키아를 와이맥스 확산의 우군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LTE, 세 확장 ‘가속’=이에 맞서는 LTE 진영은 유럽을 넘어 미국과 일본 등지로 속속 확산되고 있는 세를 과시했다. 미국 2위 이통사업자인 버라이즌이 LTE를 채택하기로 한데다 모바일 와이맥스를 도입하기로 한 일본의 KDDI가 복수 표준을 지원할 수도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에 힘을 받았다.

 노텔과 LG전자, 에릭슨은 이번 전시회에 업그레이드 된 LTE 시스템 장비를 선보이고 4G를 구현할 수 있는 세계 최고속 장비라는 점을 소구 포인트로 삼았다. 중국 하웨이도 LTE 시연에 참가했다.

 관심은 스프린트의 향배. 인포메이션위크 등 일부 언론들은 스프린트가 와이맥스 사업부를 분사시키면서 본사는 노키아와 협력해 LTE 서비스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댄 헤세 스프린트넥스텔 CEO는 “와이맥스를 중심에 두고 초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약속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클리어와이어·컴캐스트·타임워너 등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정지연기자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