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노텔이 사실상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 2005년 12월 조인트벤처로 출발한 지 2년 만에 통신분야 합작사에 대한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일 이재령 LG-노텔 사장은 지난해 매출을 최종 집계한 결과 국내 회계 기준으로는 1조원에 약간 미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제품 수주액 기준으로 보면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던 2005년 LG전자 네트워크사업 부문과 노텔코리아의 매출 합계가 5000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100% 성장이다.
◇매출 1조 시대 개막=2006년 조인트벤처 출범 첫해 LG-노텔의 매출은 7600억원이었다. 올해는 제품 수주 금액으로는 1조원을 넘어섰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인 노텔의 회계기준에 따른 매출도 1조원이 넘었다. 최종 감사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집계한 것이지만 회계기준으로는 1조원이 조금 안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2월에는 전 직원에게 연봉의 15%에 이르는 성과급도 지급했다.
올해는 1조20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국내 WCDMA와 해외 엔터프라이즈 장비 공급이 호조를 이루고 있어 목표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조인트 벤처 효과 ‘120%’=“두 선두 업체의 기술과 시장 노하우를 결합해 차세대 제품에 대한 개발과 공급을 가속화할 것” “합작사를 통해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주요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갈 것” 당시 양사의 최고경영자(CEO)였던 김쌍수 부회장과 빌 오웬스 회장의 합작사 설립 비전이었다.
2년이 지난 현재 이 같은 비전은 기대 이상으로 달성됐다.
매출뿐 아니라 와이맥스, LTE(Long Term Evolution) 등 차세대 통신기술 공동 개발과 노텔의 해외 영업망을 이용한 해외 진출 등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북미 이동통신전시회 ‘CTIA 2008’에서도 LG-노텔, LG전자, 노텔 3사가 협력해 LTE 기술을 시연했다. 또 연간 1500억원에 육박하는 연구개발(R&D) 자금의 상당부분을 노텔 측에서 제공하고 있다.
◇2009년 이후 새로운 ‘도전’=현재까지 LG-노텔은 성공적인 글로벌 통신기업간 합작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통신시스템 시장의 불모지인 국내 기업으로서는 새로운 장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올해로 국내 WCDMA 투자가 종료되면 매출의 상당 부분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런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해외 수출도 아직은 부족하다.
회사 측은 대책과 관련, 노텔의 해외 영업망을 통한 매출이 지난해 5%에서 올해는 10% 이상으로 늘어나고 전체 해외매출 비중도 30% 이상, 2009년 이후에는 5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에서는 광주지역에만 일부 적용한 파장분할다중전송장비(WDM-PON)를 유럽 통신사업자에 공급하기로 했다는 구체적인 성과도 제시했다. 와이맥스·LTE 등 첨단 분야는 물론이고 엔터프라이 부문 성장도 장담했다.
이재령 사장은 “LG-노텔의 성과는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한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경쟁력 확보 측면이 크다”면서 “이 같은 점은 계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경쟁기업과 비교해 보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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