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일본 유무선 통신그룹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400억원 규모의 인터넷TV(IPTV) 콘텐츠 관련 펀드를 조성한다.
KT 정만호 미디어본부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초 KT가 200억원, 소프트뱅크코리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각각 100억원을 출자해 ‘케이티글로벌 뉴미디어 조합’을 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펀드는 소프트뱅크의 한국 내 창업투자회사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운용하게 된다. 또 이와는 별도로 KT캐피털을 통해 230억원의 투자도 진행, 총 630억원 규모의 뉴미디어 콘텐츠 투자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코리아 문규학 사장은 “한일 양국 거대 통신기업이 미디어사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연내 조합규모를 600∼1000억원 정도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의 눈: " 콘텐츠 차별화로 경쟁력 확보 포석"
KT의 대규모 콘텐츠 투자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해 케이블TV와의 경쟁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만호 미디어본부장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양방향·참여형 등 독특한 콘텐츠를 발굴함으로써 지상파방송이나 케이블TV가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면서 이번 투자가 케이블TV에 대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진행됐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말 현재 케이블TV 가입자는 1475만명에 육박하지만 IPTV는 겨우 130만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포화된 유료방송시장에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케이블TV 가입자를 공략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방송업계가 IPTV를 견제하면서 ‘콘텐츠의 권력화’라고 할 정도로 콘텐츠 수급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콘텐츠 투자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KT는 이번 투자를 통해 애니메이션·교육·영화·드라마 등 핵심 콘텐츠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투자에 참여, 판권을 확보하는 등 주도적 권리를 보유하겠다는 전략이다.
편수로 따지면 1만9000편 정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펀드를 통해 확보한 콘텐츠는 KT와 소프트뱅크가 독점권을 가지고 해외 수출 등에도 나설 예정이다. 차별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도다.
황지혜기자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