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동통신 중계기 업계가 화사한 봄날과는 달리 ‘우울한 시즌’을 맞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계기 업체의 수주 물량이 200억원 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량을 수주한 4∼5개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1분기 내내 신규 수주를 단 한건도 못한 상황이다.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중계기 투자가 대부분 집행 됐고, 기대를 걸었던 와이브로 중계기 투자는 요원하다. 이에 따라 업체들도 해외 시장 개척과 유선장비 시장 확대 등으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에 한창이다.
◇투자 한계 달한 ‘WCDMA’=지난해까지 꾸준한 물량 발주가 있었던 WCDMA 중계기의 경우 올해는 지난 2월 25일 SK텔레콤이 발주한 81억원 물량이 대규모 발주의 전부다. 쏠리테크(53억4000만원), 씨앤드에스마이크로웨이브(27억6000만원) 등 2개 기업만이 겨우 물량 배정을 받았다. GT&T도 소규모 물량만 따내는데 그쳤다. 쏠리테크는 지난해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KTF로부터 201억9000만원, 씨앤드에스마이크로웨이브도 49억9000만원 규모를 수주했다.
더 큰 시련은 WCDMA 중계기의 경우 통신사업자의 투자가 90% 이상 진행됐다는 점이다. 연말까지도 ICS 중계기나 품질개선, 음영지역 해소를 위한 증폭기 및 댁내 RF중계기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신규 발주 물량을 찾기 힘들 전망이다.
◇언제 터지나, 속터지는 ‘와이브로’=신규 매출원으로 기대가 컸던 와이브로 중계기 분야 전망도 어둡다.
지난 2월 KT가 165억9000만원 규모의 물량을 동원시스템즈(95억7000만원)와 에프알텍(70억2000만원)에 발주했지만, 이 물량도 지난해에서 이월된 것에 불과하다.
최악의 경우 올해 안에 추가 발주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게 업체측의 관측이다.
◇일단 살고 보자, 업계 자구책 마련 ‘분주’=이 같은 상황에 중계기 업체들은 해외 시장 개척, 유선장비 매출 확대 등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다.
씨앤드에스마이크로웨이브 등은 일본 소프트뱅크모바일, NEC 등에 이어 유럽 등 신규 시장 개척에 한창이며, 기산텔레콤은 중계기 분야 매출 비중을 낮추고, 인터넷전화(VoIP) 등 유선 분야 매출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물론 캄보디아 등 해외 시장 진출도 병행하고 있다.
에프알텍은 RF기술을 활용한 CCTV 등 응용 분야 매출을 확대중이다. GT&T도 해외 수출 및 재생에너지 등의 수출 지역 다변화와 사업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업체들이 해외 진출이나 신규 매출원 확보에 한창이다.
이와 관련 중계기 필수 부품인 전력증폭기 시장의 5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웨이브일렉트로닉스 관계자는 “연간 기준으로 WCDMA 중계기 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대하고 있지만, 와이브로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올해 사업계획에도 이미 이런 상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