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들 회사채 발행 `줄이어`

 IT기업들이 경기악화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발행 등 차입금을 늘려 회사 인수에 나서는 등 레버리지 효과(Leverage Effect)를 노리고 나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레버리지 효과는 타인으로부터 빌린 자본을 지렛대로 활용, 자기 자본의 이익률을 높이는 것으로 그동안 IT기업들은 외부 투자가 많아 굳이 차입금을 쓸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오라클이 지난 2일 총 5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데 이어 세계 2위의 PC업체 델도 지난주 채권 발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오라클은 이 자금을 BEA시스템즈 인수에 사용할 예정이다. 델은 확보된 자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야후 인수도 대규모 채권 발행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스티브 발머 MS CEO가 야후에 24일까지 협상 테이블로 나오라며 최후 통첩을 날린 상황인 만큼 400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 발행을 단행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기대다.

 IT기업중 회사채 발행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시스코로 지난 2006년 2월 65억달러를 발행했고, 프리스케일반도체 역시 그 해 11월 60억달러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IT기업들이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는 것은 자본 구조의 변화 때문이다. 회사 규모가 커진데다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고 인수합병 등에 필요한 적절한 자금을 직접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AMD가 지난 2006년 회사채를 발행해 ATI를 인수하려다 경쟁사인 인텔의 방해로 해외 펀드로부터 긴급 수혈을 받았던 것처럼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는 지적이다.

 정지연기자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