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요금 안심했다간 낭패"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이동통신사별 청소년 정액 요금제 현황

 정보기술(IT)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정모씨(39). 최근 휴대폰 요금고지서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의 휴대폰 요금이 10만원을 훌쩍 넘겼기 때문이다. 지난달 휴대폰을 개통하면서 기본료 2만2000원의 정액 청소년 요금제에 가입해뒀기 때문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사의 정액형 청소년요금제에 정보이용료가 포함돼 있지 않아 무분별한 사용을 차단하는 데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KTF, LG텔레콤의 청소년 요금제 비기와 콩조절요금제에는 각각 국내 음성통화료와 영상통화료, 문자서비스(SMS), 컬러메일, 데이터통화료 등의 요금만 포함돼 있다.

 SK텔레콤을 제외한 두 사업자가 700원에서 최고 수만원에 이르는 정보이용료를 이들 정액 요금에 포함시키지 않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KTF의 청소년 요금제 ‘비기 29000알’은 기본료 2만2000원을 내면 2만9000개의 알을 지급받아 이 범위 내에서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다.

 음성은 10초 통화에 30알, 문자는 건당 15알, 데이터는 0.5KB당 텍스트 3.5알, 멀티미디어 2.1알이 차감돼 알을 소진하고 나서는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는 형태다. LGT도 기본료 1만9500원에 2만5000개의 콩을 제공받아 이를 통해 음성, 문자, 데이터통화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해놨다.

 하지만 청소년이 음성, 문자, 데이터서비스 외에 벨소리·통화연결음 등을 다운로드하고 유료 만화서비스 등을 무분별하게 이용하면 예기치 않은 요금이 부과되는 것이다. 특히 정보이용료는 월 이용 상한선이 없어 청소년 요금제 가입 후 안심하고 있었던 이용자의 불만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소비자원에서 정보통신을 담당하고 있는 박용혁씨는 “청소년 정액요금제에 가입했다가 대규모 정보이용료가 부과됐다면서 상담을 요청해 오는 사례가 잦다”면서 “사전에 제대로 고지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과다하게 청구됐다면 일부 요금이 조정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3세대(G)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무선인터넷 속도가 빨라져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KTF 관계자는 “정보이용료도 정액요금에 포함될 수 있도록 과금체계 조정 등 시스템 업그레이드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오는 6월 정보이용료가 포함된 청소년 요금제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