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 "개발사 테이크2 인수하겠다"

그랜드 테프트 오토 4(Grand Theft Auto IV;GTA 4).’

 비디오 게임 타이틀 하나가 게임판을 뒤흔들고 있다. 세계 최대 게임업체 EA가 또 다른 대형 게임업체 테이크2인터랙티브를 인수합병(M&A)하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이 게임 하나에 달렸기 때문이다. GTA 4는 테이크2의 게임 스튜디오인 록스타게임스가 개발한 게임이다.

 EA는 “18일이 협상 마감 시한이다. 안되면 적대적 인수도 불사한다”고 테이크2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GTA 4 정식 발매일은 오는 29일. EA로서는 테이크2가 GTA 4 로 매출을 올리고 또 몸값을 높이기 전에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계산했다.

 오웬 마호니 EA 수석 부사장은 “제때 협상할 수 없다면, 인수합병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A가 제시한 테이크2의 인수 가격은 주당 26달러, 총 20억달러에 달한다. 이번 M&A 규모는 EA 사상 최대 규모 빅딜이다. 게임 타이틀 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모기업까지 인수해야 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진 것이다. 테이크2는 일단 가격이 낮다며 거절 의사를 표했다. 테이크2는 나름대로 GTA 4 이후에 협상을 시도함으로써 높은 몸값을 받으려는 속내다.

 GTA 4가 어떤 게임이길래 게임 공룡들이 안달하는 것일까.

 10일 비즈니스위크는 GTA 4는 올해 최고 베스트 셀러 게임으로 등극할 것이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연말까지 적어도 1300만개 이상 팔릴 것이라는 것.

 전작인 GTA 1, 2, 3 모두 초대박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6500만개, 미국에서만 3200만개가 팔렸다. NPD그룹에 따르면 테이크2는 이 게임 타이틀 하나로 미국에서만 우리 돈 1조원이 훌쩍 넘는 12억4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GTA 4의 인기 비결은 우선 자극적인 소재다. GTA 4는 뉴욕을 본딴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동유럽 출신의 이방인과 마피아의 암투를 그린다. GTA시리즈는 매번 폭력성과 선정성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자극적인 소재가 GTA 전부는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게이머에게 높은 자유도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시리즈를 내놓을 때마다 게이머들이 더 많은 자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열혈팬을 형성시켜 왔다. GTA 4에서는 게이머가 직접 캐릭터를 만들고 캐릭터와 전화 통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이는 화려한 액션, 뛰어난 연출, 현실같은 그래픽과 어울어져 커다란 시너지를 발휘했다.

 특히 GTA 4에서는 ‘록스타 소셜 클럽(Rockstar Social Club)’이라는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도 만들어져 전세계 GTA 마니아들이 서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EA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발매일인 29일 이전에 M&A를 마무리할 것으로 점친다. 최근 실적이 떨어지고 있는 테이크2 주주들이 주식을 넘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종 결과를 떠나 GTA는 ‘킬러앱’이 전부라는 게임 산업의 법칙을 또한번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