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가입자수 2위를 달리고 있는 KT가 1위 점령을 위한 공격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하나로텔레콤이 기업결합 등의 여파로 주춤하고 있는 사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IPTV 서비스 ‘메가TV’의 가입자가 50만명을 넘어선 뒤 4월13일 현재 57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업계 1위 사업자인 하나로와의 격차가 30만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 추세라면 연말 메가TV 가입자 수가 하나TV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KT는 ‘1위 고지 점령’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달 론칭 예정인 메가TV 업그레이드 버전 ‘에피소드3’에서는 ‘IPTV No1 메가TV’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KT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계열 콘텐츠공급사업자(PP)로부터 방송 콘텐츠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 되자 6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 아예 개발 단계에서부터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나로텔레콤의 콘텐츠 투자가 몇십억원에 그치고 있는 것에 비해 열배 이상의 규모다.
특히 하나로가 SK텔레콤의 인수 이후 자리를 잡는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 틈새를 노려서 시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지난 12월까지 매달 가입자 5만명 이상을 확보하며 기세를 높이던 하나로는 올 들어 한달에 1만명 증가에 그치는 등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반면 KT는 올 들어 월 9만명까지 늘리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 KT가 남중수 사장의 연임으로 ‘주인 없는 회사’라는 딱지를 떼고 경영에 연속성을 확보한 데다 합병 전이지만 이미 KTF와 유통망 공유 등 전략적인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KT의 마케팅력에 대한 잠재력이라는 분석이다.
여기다 하나로가 잇단 구설수로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점도 KT에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하나TV가 YTN 등 기존 방송사와 콘텐츠 공급 계약 과정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에 반해 KT는 MBC와 제휴를 맺는 등 지상파방송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전문가는 “KT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면서 그 기반을 메가TV로 삼고 있다”면서 “자금력, 유통망 등을 고려할 때 하나로와의 선두 다툼이 예상 외로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황지혜기자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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