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에도 성장에 문제 없다고 여유를 부리던 중국 정부가 IT산업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인정했다.
왕 빙케 공업정보화부 산하 기업 개혁 및 운영 부국장은 지난주 상해전자제조박람회(NEPCON/EMT)에서 “IT산업이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위안화 강세로 올 해는 수출을 중심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IT산업은 지난해 국가 산업 매출의 12%를 차지한 바 있다.
◇위안화 초강세 지속=지난 10일 인민은행은 달러당 6.9920위안을 고시했다. 달러당 7위안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1990년대 초 이후 처음이다. 위안은 3년간 달러 대비 18%나 올랐다. 올해는 무려 4.5%나 올랐다.
중국 정부가 올 해 성장률보다는 인플레이션 억제와 민심 안정을 최우선시함에 따라 위안화의 강세는 지속할 전망이다. 지난달 소비자 가격 지수는 전년 대비 8.7% 올랐다. 과거 민주화 운동과 최근 티벳 사태의 이면에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활고 역시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판단에 생필품 가격 인상 억제를 최대 목표로 삼았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강세에 대한 중국 정부의 유연한 정책으로 연말에는 달러당 6.2위안이 되고 내년에는 달러당 5위안 시대가 열린다고 전망했다.
◇괴로운 수출기업들= 수출 중심 기업들은 괴롭다. 위안화 절상은 제품의 수출 가격을 올리며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여기에 원자재값과 임금 인상이 겹치면서 중소 수출 기업들을 난관에 빠뜨렸다.
3000개 기업을 회원사로 둔 홍콩 산업 연합의 클레멘트 첸은 “위안화 절상이 수출 제품의 가격을 8%나 올렸다”며 “이를 좋아할 소비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중국 내 판매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지만 회원사 절반 이상이 수출 전문 기업이라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도이치뱅크의 준 마 애널리스트도 “올 해 중국 전체 제조기업의 20%는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산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그래도 여유 있는 중국 정부= 수출 기업들의 볼멘 소리에도 중국 정부는 여유있다. 위안화가 절상해도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자신감에 충만하다. 실제로 달러당 7위안 수준 돌파 발표는 지난해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11.4%에서 11.9%로 상향집계된 직후 이뤄졌다. 지난해에도 달러당 위안이 7%나 올랐지만 산업은 건실히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의 중국 내 직접 투자(FDI) 역시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산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사두려는 투자 의지를 이유로 들었다. 실제 올들어 FDI는 전년 동기 대비 61% 늘어난 274억1000만 달러에 달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