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는 반도체 상용화 기술이 세계 처음으로 개발됐다.
포스텍 이문호·박수문(화학), 김오현 교수(전자전기공학) 공동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비휘발성 메모리 플라스틱 신소재를 이용해,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한 고성능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 소자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반도체는 자체 개발한 플라스틱 신소재를 사용해 구부리기 쉽고, 가벼워 전자책, 신문, 입는 컴퓨터 등 다양한 모양의 미래형 디지털 제품 제작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술은 신소재 분야 대표적인 전문 저널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를 통해 발표됐다.
연구팀은 기존 화학물질이 기판에 흡착돼 성장하는 화학기상증착법과는 달리, 자체 개발한 고분자 소재 용액을 떨어뜨려 돌리는 ‘스핀코팅(Spin Coating) 공정’을 통해 원하는 두께만큼 활성층을 만드는 신기술을 이용했다. 제조공정이 간단하고, 생산비용도 기존 공정대비 10% 수준으로 절감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전압 및 전류에 따라 정보를 저장하고 읽는 WORM(Write-once-read-many time) 방식으로, 신호·정보처리 시간이 수십 나노초(1나노초는 10억분의 1초)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연구팀은 “1.0V 이하의 아주 적은 전력으로도 구동이 가능해 상용화할 경우 한번 충전으로 한달 이상 사용하는 노트북을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문호 교수는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를 제품화 가능 수준으로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플래시 메모리 속도와 대용량화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이른바 포스트 플래시 메모리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