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시스템즈와 야후의 공통점은 실리콘밸리 기업 리스트에서 곧 사라질 이름.
벤처의 산실 실리콘밸리가 신생업체들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보다는 대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
머큐리뉴스는 실리콘밸리 소재 상위 150개 기업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부진을 탈피하기 위한 기업들간의 M&A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BEA시스템즈의 경우, 지난해 44위에 랭크된 대표적인 소프트웨어업체였으나 오라클 인수가 결정돼 곧 그 이름이 사라질 상황이다. 400억달러가 넘는 몸값 협상을 놓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야후도 내년이면 없어질 이름중 하나다. 구글·시스코시스템즈·HP 등도 실리콘밸리 M&A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 더블클릭 등 신생 기업들을 먹어치우고 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IPO 보다는 M&A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은 전반적인 생태계의 변화 때문이다.
인텔·오라클·시스코 같은 기업들은 이미 대기업으로 성장해 기업의 덩치와 자금 조달 능력은 커진 반면, 새로운 성장 동력이 없는 상태다. 반면 신생 기업이나 중견 기업의 경우, 증권시장 상황이 악화된 시점에서 기업공개 보다는 대기업들에 피인수돼 자금을 받고 비즈니스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 등에서 협조를 받는게 더 이익이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같은 추세는 실리콘밸리의 역동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SVB파이낸셜그룹의 마크 베리시모 최고전략담당자(CSO)는 “벤처캐피털들의 부진이 IPO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개발을 지원하고 경쟁을 통해 기업공개를 활성화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머큐리뉴스는 실리콘밸리 ‘그린IT’의 집적단지로 바꿔 놓고 있는 태양에너지 기업 ‘선파워(SunPower)’의 급성장 사례를 들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신생 기업들을 돕는 것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정지연기자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