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무선인터넷` 천국

  ‘와이파이(WiFi) 버스 타고 말리부 해변서도 인터넷을 즐긴다’

미국이 무선인터넷의 천국이 돼 가고 있다. 출퇴근길 버스나 지하철에서 노트북PC를 켜고 e메일을 확인하는 것은 예사다. 휴양지 야외캠핑장에서 모닥불을 피우거나 바닷가에서 일광욕을 하는 순간에도 원한다면 곧바로 구글(Google)을 검색할 수 있다.

주정부와 기업들이 앞장서 와이파이 시스템을 도처에 구축해 온 결과다. 이같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은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 환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개인의 사생활과 여가시간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반대로 잠시라도 인터넷을 멀리하면 불안해지는 현대인의 조급증을 해결할 수 있다는 찬성론도 만만치 않다.

USA투데이는 미국대중교통협회(APTA) 발표를 인용해 2004년 미국 최초로 콜도라도 스프링스의 마운틴 메트로폴리탄 버스(MMTA)가 와이파이(WiFi) 서비스가 가능한 버스를 운행한 이후 샌프란시스코, 리노, 오스틴, 시애틀 등 미국 각 도시가 노선 버스에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타 운수는 지난 1월부터 노선 버스 60대에 와이파이를 도입했으며 2월에는 샌프란시스코가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커넥티드 버스(Connected Bus)’를 선보였다. 신시내티는 3월부터 세달 간 1개 노선에 대해 시험적으로 무선인터넷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버스 뿐 아니라 통근열차와 지하철에도 무선인터넷이 인기다. 메사추세츠 베이 철도는 지난 1월 워체스터와 보스턴 사이를 운항하는 45마일 거리의 열차구간에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뉴욕시 메트로폴리탄지하철도 오는 2013년까지 뉴욕시 277개 전 지하철역사에 와이파이를 설치하기로 하고 내년부터 시범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요 대도시 중 워싱턴 메트로폴리탄 지역 교통국(WMATA)은 당분간 와이파이 서비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주립공원의 야외캠프장이나 숙박시설, 방문객안내센터 등에서도 무선인터넷이 가능하다. 테네시주나 캔자스주에서는 관할 지역 내 모든 공원에 와이파이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전체 278개 주립공원 중 50곳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이 가운데는 말리부 해변이나 샌 클레멘트· 하프 문 베이같은 유명 관광지도 포함돼 있다.

무선인터넷 버스의 경우, 버스 한 대에 와이파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00∼2000달러 가량이다. 적지 않은 금액에도 불구하고 버스 회사들이 앞다퉈 와이파이를 도입하는 까닭은 수요가 날로 급증하기 때문이다. 유타주는 서비스 시작 3개월 만에 버스에서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탑승객이 1월 500명에서 3월 말에는 무려 250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APTA의 윌리암 밀러 회장은 “과거 에어컨 버스를 상상조차 하지 못한 시절이 있었던 것처럼 앞으로는 무선인터넷이 버스에 보편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