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VC, 일본내 평판TV 사업 중단

 빅터(JVC)가 올 여름을 기점으로 일본내 평판TV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전했다.

 일본 TV 업체가 자국 내 TV시장 철수를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일본 현지에선 적지 않은 충격으로 인식된다.

회사는 일본 내 평판TV 생산 및 판매를 전격 중단하는 대신 구미시장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엔 최근 심화되고 있는 가격인하 경쟁이 있다.

 소니가 올해 들어 세계 TV 시장점유율 1위 탈환을 목표로 삼성전자 등을 겨냥, 가격인하 경쟁을 주도한 이후 중견 업체들은 판매량 감소, 채산성 악화, 인구감소에 따른 일본시장 성장둔화 등 삼중고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빅터는 세계 시장에서 100만대 가량의 평판 TV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일본내 판매량은 30만대 미만으로, 금액으론 300억엔 수준이다.

3월 결산법인인 빅터는 2007년 4월∼2008년 3월 기간의 실적을 매출 6800억엔, 경상이익 마이너스 60억엔, 영업이익 30억엔 등으로 수정해 제시한 바 있다.

이는 당초 목표인 매출 7400억엔, 경상이익 6억엔, 영업이익 81억엔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10여개 일본 TV 대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일본시장에서 6위에 머물러 있는 빅터 입장에선 경영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하는 일본내 TV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현지 업계의 분석이다.

TV가격 급락으로 악화된 채산성을 생산비용 절감으로 극복하기 위해 빅터는 2개월전 후나이와 평판 TV 상호공급계약의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한층 가속화되고 있는 가격인하 경쟁을 감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현지 언론은 이 같은 추세가 일본 중견 TV업계는 물론 타 산업에도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미쓰비시전기, 산요전기 등이 휴대폰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일본내 디지털 가전 제조업체들의 도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정훈기자 jhchoi@